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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8 반올림 추모성명]
7년 전 오늘, 벚꽃 활짝 핀 4월 8일, 혈액암으로 사망한 故 이가영 님을 추모합니다.
반올림은 서울반도체가 앗아간 스물여섯 가영 님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결정을 막기 위한 서울반도체의 몰지각한 소송이 더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로 마무리되길 촉구합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다’는 이름을 가진 가영님(92년생)은 벚꽃이 활짝 피었던 7년 전 오늘 슬프게 졌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을 두고, 아직 푸른 꿈을 다 펼치지도 못한 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스물여섯 짧은 생을 아프게 마감했습니다. 2011년 대학을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부족해 시작한 반도체 일. 안산의 에스피반도체부터 서울반도체의 유해한 일터까지 6년 넘게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혈액암(악성 림프종)을 얻고 힘든 투병 끝에 2019년 4월 8일,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2019년 당시 매출액 1조 2천억 원의 세계 5위 LED 제조업체 서울반도체. 가영님은 서울반도체에서 일을 할 때 제대로 된 보호조치는커녕 안전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하루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일을 일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혈액암 발병 원인이 서울반도체 LED 제조 과정에서 노출된 포름알데히드 등 작업환경 때문이라고 산업재해를 인정했으나, 회사는 작업환경을 개선하기는커녕 산재가 아니고 개인질병이라며 산재취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위태로운 투병 중에 회사 관리자가 막무가내로 집까지 찾아와 소 제기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 뒤로 가영님의 병 상태가 더욱 악화된 일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가영님의 사망 이후 동료들이 노조를 만들고 추모집회를 통해 작업환경을 개선하라고, 소송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을 때에도 회사는 임직원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면서 탄압으로 일관했습니다. 가영님이 결국 돌아가신 뒤 언론에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야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심각한 방사선 피폭사고도 이어졌습니다. 가영님의 죽음을 계기로, 늦었지만 그때라도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방사선 피폭사고가 가영님 죽음 후 석 달 만에 발생했습니다. 절대 해제해서는 안 되는 엑스레이 검사기계의 안전장치(인터락)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고, 대학생 현장실습생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교육도 없이 방사선이 나오는 장치 안에 손을 집어넣고 칩 검사업무를 시켰기 때문입니다. 손가락 피부가 벗겨지고 심각한 통증까지 수반하는 고농도 방사선 피폭 사고를 발생시킨 중대 범죄를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반도체 회사의 추악한 모습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방사선 피폭판정을 내리고, 노동부가 안전보건진단을 통해 서울반도체의 심각한 노동안전보건 실태를 진단하고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서울반도체는 사내방송을 통해 이를 전면 부인하고 사업장이 안전하다는 거짓방송으로 노동자들을 속였습니다. 반성과 변화의 조짐이 전혀 없는 서울반도체에 대해 작업환경 감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반올림은 2020년에 서울반도체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노동부가 공개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서울반도체는 초대형 로펌을 동원해 정보공개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실을 말해 줄 양심적인 전문가의 감정을 막기 위한 서울반도체 측의 이의제기로 재판이 한 없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변론기일이 무려 23회나 열렸고 아직도 재판이 끝나지 않은 채 재판부만 또다시 변경 되었습니다.
하늘에서 이 어려운 과정을 지켜보고 있을 가영님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7주기 기일을 맞아 다시 한 번 4년이나 오래 끌어온 재판의 결과가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매듭지어 지길 희망합니다. 반올림은 작업환경이 안전하다는 서울반도체의 위험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아프고 병들고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반올림도 최선을 다해 투쟁 하겠습니다.
2024년 4월 8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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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8 반올림 추모성명]
7년 전 오늘, 벚꽃 활짝 핀 4월 8일, 혈액암으로 사망한 故 이가영 님을 추모합니다.
반올림은 서울반도체가 앗아간 스물여섯 가영 님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결정을 막기 위한 서울반도체의 몰지각한 소송이 더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로 마무리되길 촉구합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다’는 이름을 가진 가영님(92년생)은 벚꽃이 활짝 피었던 7년 전 오늘 슬프게 졌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을 두고, 아직 푸른 꿈을 다 펼치지도 못한 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스물여섯 짧은 생을 아프게 마감했습니다. 2011년 대학을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부족해 시작한 반도체 일. 안산의 에스피반도체부터 서울반도체의 유해한 일터까지 6년 넘게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혈액암(악성 림프종)을 얻고 힘든 투병 끝에 2019년 4월 8일,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2019년 당시 매출액 1조 2천억 원의 세계 5위 LED 제조업체 서울반도체. 가영님은 서울반도체에서 일을 할 때 제대로 된 보호조치는커녕 안전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하루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일을 일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혈액암 발병 원인이 서울반도체 LED 제조 과정에서 노출된 포름알데히드 등 작업환경 때문이라고 산업재해를 인정했으나, 회사는 작업환경을 개선하기는커녕 산재가 아니고 개인질병이라며 산재취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위태로운 투병 중에 회사 관리자가 막무가내로 집까지 찾아와 소 제기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 뒤로 가영님의 병 상태가 더욱 악화된 일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가영님의 사망 이후 동료들이 노조를 만들고 추모집회를 통해 작업환경을 개선하라고, 소송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을 때에도 회사는 임직원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면서 탄압으로 일관했습니다. 가영님이 결국 돌아가신 뒤 언론에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야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심각한 방사선 피폭사고도 이어졌습니다. 가영님의 죽음을 계기로, 늦었지만 그때라도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방사선 피폭사고가 가영님 죽음 후 석 달 만에 발생했습니다. 절대 해제해서는 안 되는 엑스레이 검사기계의 안전장치(인터락)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고, 대학생 현장실습생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교육도 없이 방사선이 나오는 장치 안에 손을 집어넣고 칩 검사업무를 시켰기 때문입니다. 손가락 피부가 벗겨지고 심각한 통증까지 수반하는 고농도 방사선 피폭 사고를 발생시킨 중대 범죄를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반도체 회사의 추악한 모습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방사선 피폭판정을 내리고, 노동부가 안전보건진단을 통해 서울반도체의 심각한 노동안전보건 실태를 진단하고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서울반도체는 사내방송을 통해 이를 전면 부인하고 사업장이 안전하다는 거짓방송으로 노동자들을 속였습니다. 반성과 변화의 조짐이 전혀 없는 서울반도체에 대해 작업환경 감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반올림은 2020년에 서울반도체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노동부가 공개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서울반도체는 초대형 로펌을 동원해 정보공개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실을 말해 줄 양심적인 전문가의 감정을 막기 위한 서울반도체 측의 이의제기로 재판이 한 없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변론기일이 무려 23회나 열렸고 아직도 재판이 끝나지 않은 채 재판부만 또다시 변경 되었습니다.
하늘에서 이 어려운 과정을 지켜보고 있을 가영님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7주기 기일을 맞아 다시 한 번 4년이나 오래 끌어온 재판의 결과가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매듭지어 지길 희망합니다. 반올림은 작업환경이 안전하다는 서울반도체의 위험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아프고 병들고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반올림도 최선을 다해 투쟁 하겠습니다.
2024년 4월 8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