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요청서, 보도자료를 받으시려는 기자 님들은 sharps@hanmail.com 으로 명함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성명 및 논평 [논평] 법원의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명단 공개’ 판결을 환영한다

반올림
2026-07-13
조회수 457

법원의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명단 공개’ 판결을 환영한다



8년전 일이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느닷없이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등장했다. 삼성의 요청에 따라, 그 공장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 정보가 들어 있다고 판정한 것이다. 이후, 이 판정은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문제를 덮는 장막이 되었다. 최근까지도 삼성 등 일부 반도체 기업들은 법원의 문서제출 요구조차 이 판정을 앞세워 거부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는 그 느닷없고 이상한 판정을 대체 누가 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그 위원회 명단마저 꽁꽁 감추었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그 명단이 알려지면 위원들의 사생활이 침해되거나(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공정한 업무 수행이 어려워진다는(동항 제5호)  이유를 댔다. 산업기술보호법상 ‘직무상 알게된 비밀 누설’ 금지 조항(제34조)을 그 직무 수행 주체를 은폐할 수 있는 근거로 버젓이 왜곡하기도 했었다. 산자부는 같은 이유로 국회의 명단 요구마저 계속 거부했었다.


이에 우리는 정보공개 소송을 기획했다. 2025. 9. 2. 산자부에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고, 산자부가 비공개 처분을 하자, 2025. 12. 11.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덕)는 지난 9일, 그 명단 중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지명하는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소를 제기 후 8개월,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 보고서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판정이 나온 후로는 8년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법원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단서 라, 마목의 취지를 강조했다. ‘공무원이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성명과 직위’는 사생활비밀 침해 우려가 있더라도 공개되어야 한다는 조항이다. 법원은 이들의 취지가 “직무수행 결과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함”이라 했다. 중요한 공무를 맡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걸고 책임있게 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송에서도 산자부 측은 ‘명단이 공개되었을 때 외부의 청탁이나 압력에 노출되어 공정한 업무 수행이 어려워 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웬만한 청탁이나 압력에 굴하지 않을 각오는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이다. 청탁이나 압력을 견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공직자로서 부적합한 것이고, 그런 사람을 민간 (전문)위원으로 위촉하였다면 이는 피고의 인사실패이다. 민간 (전문)위원이 청탁이나 압력을 받아 공정한 심의를 하지 못할 것이 우려된다면 민간 (전문)위원의 존재를 감추려고 할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공직적합성을 갖춘 사람을 민간 (전문)위원으로 위촉하여야 하고, 2차적으로 민간 (전문)위원을 수인한도를 넘는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할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옳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이나 압력에 휘둘리는 등 그 폐해가 크다면 민간 (전문)위원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민간 (전문)위원이 청탁이나 압력에 휘둘리는지를 일반 국민이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민간 (전문)위원의 명단은 공개되어져야 마땅하다.”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걸맞는 합당한 판결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지명하는 위원’에 대한 비공개 판단 부분은 아쉽다. 법원은 해당 위원이 ‘국정원 내에서 특정 보직을 수행하는 고위공무원’에 해당하여 이를 공개하는 것은  ‘국정원의 조직 등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한 국정원법 제8조 취지에 맞지 않다고 했다. 논지 자체의 타당성을 떠나, 그러한 비공개 처분의 사유를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 초래)로 의율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전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에는 “정보공개·기록물관리 강화”, “국민 알권리 보장” 등이 강조되어 있지만, 그 올바른 이행 여부에는 의문점이 많다. 대통령 비서실은 ‘정보공개심의위원 명단’을 비공개했다가 소송이 제기되자 뒤늦게 공개하였고, 대통령기록관은 12.3 내란을 전후하여 윤석열 측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한 자료의 목록’을 은폐하고 있다(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산자부가 ‘산업기술보회위원회 명단’을 계속 비공개하는 것도 대표적인 문제다.


“정보공개 강화”, “국민 알권리 보장”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고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명단’을 즉시 공개하는것 부터 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2026년 7월 13일



문의 : 반올림 임자운 변호사(010-9075-0320)
         반올림 이상수 상임활동가(010-9401-1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