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노노모 성명] 민주당은 과로공범이 되지 말라! 노동자 삶 파괴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 즉각 중단하라!

반올림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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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모 성명] 민주당은 과로공범이 되지 말라! 노동자 삶 파괴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 즉각 중단하라!


내란공범 부르짖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로공범을 자처하고 나섰다. 윤석열의 ‘주 69시간 근무제’와 무엇이 다른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에 대해 “장시간 노동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라고 끊임없이 비판해왔던 이재명 대표가 조기대선 국면에서 180도 뒤바뀐 모습으로 나타났다.


“특정 중요산업의 특정 연구개발 분야, 그중에서도 고소득의 전문가, 그들이 동의할 경우에만 예외로 몰아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재계가 요구)하니 할 말이 없더라” 언론을 통해 소개된 이재명 대표의 2025년 2월 3일 민주당 정책디베이트 발언이다. “특정 중요산업의”, “고소득의 전문가”, “동의할 경우에만”, “몰아서 일할 수 있게”, “할 말이 없더라”. 한 문장 안에만 발 디딜 틈 없이 빽빽이 들어찬 반노동의 파편들이 유리 조각을 씹는 맛이다. 


우선 현재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과거 이재명 대표의 발언으로 손쉽게 반박 가능하다. 노동시간 늘려서 특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시대착오”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반도체특별법 제정으로 장시간노동이 가능해지면 노동자의 삶이 실제로 파괴된다는 데 있다.


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주 60시간 이상 업무시간대의 과로사 산재 승인율은 93.5%이고, 주 52시간 이상 60시간 미만 업무시간대의 과로사 산재 승인율은 81.2%였다고 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1주간 노동시간이 대조기간에 비해 10시간 늘어날 경우 뇌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특정한 시기에 노동시간을 몰아서 배치하는 것도 뇌심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끼친다는 뜻이다. 반도체특별법 제정으로 주 52시간 노동 한도가 허물어지는 순간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과로성 질병으로 생명과 건강을 잃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 


전체 노동시간의 총량은 그대로 두고 몰아서 일할 수 있게 하자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윤석열과 경영계가 꾸준히 제기했던 주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런 발상의 기저에는 인간의 노동을 기계처럼 늘렸다 줄였다 제멋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여기는 반인간, 반노동의 세계관이 내포해 있다. 


이념적 문제가 다가 아니다. 여러 연구에서 ‘몰아서 과로하기’는 실제로 뇌심혈관질병, 수면장애, 번아웃과 우울장애 등의 질병을 야기하고, 스트레스 증가와 호르몬 불균형으로 몸과 마음의 전반적인 기능을 저하하며, 그 밖에 음주와 흡연, 카페인 음료,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등 부정적 행동을 고착화하여 건강은 물론이고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며 1주 노동시간을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하였고, 2003년에는 1주 40시간으로 단축하였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는 노동시간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12시간 한도의 연장노동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왔다. 여기에 12시간의 연장노동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 재난에 준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1주에 12시간을 넘어서는 연장노동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그것도 2020년에는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12시간을 초과 연장노동이 가능하도록 하여 특별연장근로를 과도하게 허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 얼마나 연장노동을 허용해야 한단 말인가. 반도체특별법으로 노동시간 한도에 또 다른 틈을 만들겠다는 것은 예외에 다시 예외를 세운 것도 모자라 또 다른 예외를 달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원칙을 무너뜨리는 예외는 형평을 자극하여 예외 확산 압력을 받는다. 벌써부터 조선업계도 국회를 찾아와 주 52시간 근무 예외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노동운동의,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에 역행하려 하고 있다. 광장에서 내란공범을 척결하자던 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로공범의 민낯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특정산업 재계의 민원을 해결해 주겠다고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제물로 바치는 모습을 우리는 결단코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노동자 삶을 파괴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특별연장근로 인가지침 개정을 통한 과로 확대 시도도 생각지 말라!


2025. 2. 7.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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