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물[2010.07.12] [성명서] 삼성은 직업병 피해자들의 존엄을 돈으로 우롱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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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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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2 삼성의 산재은폐 규탄 성명서] 

 

 삼성은 직업병 피해자들의 존엄을

돈으로 우롱하지 마라!


수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리거나 죽어갔다. 반올림이 제보를 통해 알게 된 삼성전자 반도체, LCD, 삼성 SDI, 삼성전기의 직업병 피해자 숫자만 해도 6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삼성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 질병이라 우기며 피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겨왔다.


수십 가지 화학물질과 방사선에 노출되면서도, 삼성 노동자들은 그 이름조차 듣지 못했다. 안전장치와 보호구가 있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교육을 받거나 보호구를 챙기기에는 너무 바빴고, ‘초일류 기업’인 삼성이 알아서 잘 해줄 거라 믿었다. 이들의 피땀으로 삼성전자는 2010년 2분기에 5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고 이건희 회장은 1년에 874억원의 주식 배당금을 챙겨갔지만, 회사를 믿고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은 그 대가로 이삼십 대의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들의 병은 현장에서 사용해온 발암 물질들과 야간 노동, 과로,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들의 죽음은 저 수많은 유해요인들로부터 노동자의 몸과 삶을 보호하지 않은 삼성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실을 규명해야 할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치료와 생존을 보장해야 할 근로복지공단의 직무유기 때문에,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정당한 보상과 위로는커녕 정신적인 고통과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피해자들에게 삼성은 이중, 삼중의 고통과 상처를 입히고 있다.


우선 삼성은 산업재해 심사 과정과 행정소송에 개입하여 산재로 인정받기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업환경에 관련된 중요 자료들은 영업비밀이라며 깊숙이 감추고, 유해 화학물질들에 노출되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반박하기 위해 사측 증인을 찾아 내세운다.


또 한편으로는 직업병 피해자들을 찾아가 ‘위로금’을 제시하면서, 그 대가로 산재보상 청구를 포기하고 언론이나 민주노총, 반올림 등과 접촉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주변 지인들을 동원하여 산재 포기를 종용하기도 한다.


삼성이 주장해왔듯 이들의 병이 삼성과 무관한 개인 질병이라면, 도대체 삼성은 무엇이 두려워서 돈으로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 하는가? 어째서 소송이나 공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가리기도 전에, 피해자들을 비밀리에 접촉하여 산재 신청을 포기하라고 종용하는가? 도대체 삼성은 무엇을 감추기 위해 이토록 치졸한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식적인 산재보험을 통한 보상이다. 중증 장애 때문에 생계조차 막막한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씨의 모친조차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저 많은 딸과 아들들을 위해 비록 힘들어도 정식으로 보상을 받아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삼성전자 피해자들은 내 가족 하나만이 아니라 수많은 직업병 피해자들 모두가 치료와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삼성과 정부가 책임을 다하도록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피해자들에게 삼성은 내 가족의 목숨과 인생, 그동안 겪어온 고통, 그리고 정의를 위한 신념을 돈 몇 푼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계산해보라며 압박하고 있다. 이런 행위는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고통을 안겨줄 뿐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삼성에게 원하는 것은 이런 돈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사과와 위로이며, 앞으로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책임과 양심이다.


삼성은 눈이 있다면 이들의 고통과 눈물을 똑바로 보라!

귀가 있다면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으라!

피해자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과 슬픔을 가하는 비열한 산재은폐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진심을 다해 사죄하라!

거짓된 무노조 신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동기본권 탄압을 즉각 중지하고, 노동자들의 인권과 건강을 보장하라!


2010년 7월 12일

삼성의 산재은폐 규탄 증언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