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으로 서울고등법원(7부, 구회근 재판장) 항소심 재판부가 현장검증을 나왔습니다. 신정범 님이 근무하였던 17라인 클린룸, 지하시설등을 살펴봤습니다.
화성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임한결(88년생), 고 신정범(89년생) 님의 산재여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재판부가 이들이 일하던 현장을 둘러보겠다고 한 것입니다. 재판부 차원에서의 현장검증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의미있는 일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비정형적 작업에서의 위험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올림은 현장검증에서의 우려점에 대해서도 미리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보도자료 참고 https://sharps.or.kr/statement/?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25513270&t=board )
또 같은 화성사업장에서 일하다 같은 백혈병 등으로 돌아가신 또 다른 노동자들도 여럿 계십니다. 같은 화성사업장에서 여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 등 사안의 엄중함을 알리고 제대로 된 현장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반올림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H1 정문 앞에서 일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현장검증이 실시되는 17라인 건물 로비에서 피켓팅 및 재판부에게 제대로 된 현장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벌써 여러명 사망했습니다. 우리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 노동조합에서는 일하는 노동자 분들에게 현장검증이 있음을 알리고, 힘모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성명 https://samsunglabor.co.kr/37/?idx=25985154&bmode=view
현장검증에는 유족대리를 맡고 있는 임자운 변호사가 참여했고, 재판부 및 공단측 관계자, 삼성전자 관계자들 여러명으로 구성되어 2시간동안 메인팹과 하부 팹(CFS, FS팹) 을 둘러봤다고 합니다. 하부층 소음이 심해 주고받는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는 애로점이 었었으나 고전압 설비, 하부층 천장에 전선다발이 많고 하부층에 상당히 많은 설비들이 있으며 메인층과 하부층이 공기가 섞일 수 있게 바닥설계가 된 점, FS팹의 스크러버(부산물 저감장치) , 메인 팹, 천정의 풉박스 등의 빠른 움직임 등을 살펴 보았다고 합니다
기흥공장에서는 반수동 설비를 다뤘던 여성오퍼레이터가 유해화학물질 등에 노출되어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고통받았었는데
자동화된 화성공장에서는 오퍼레이터들이 사라졌지만 위험이 없어지지 않은 채 위험이 간접부서, 서브설비 정비작업자들로 옮겨갔습니다. 자동화 설비를 유지하기 위해 전자파 즉 극저주파 자기장 등 세기도 더욱 높습니다. 방사선 설비도 많이 사용됩니다.
정비 업무 담당, 장비/협력업체(하청) 소속 노동자들의 피해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백혈병 사망자도 여럿이고 림프종, 췌장암 등 피해자가 벌써 여럿입니다.
* 셋업 및 고장수리를 담당하는 설비엔지니어(17라인 건식 식각 공정 설비엔지니어 신정범 님 2022년 백혈병 사망),
* 장비업체 노동자(자동반송기 시설 유지보수 업무 했던 크린팩토메이션 김기철 님 2017년 백혈병 사망)
* PM 등 유지보수 노동자 (클린장비 노동자 , 협력업체 소속. 백혈병 사망),
* 협력업체 청소노동자 (지하에서 헬멧쓰고 면포로 화학물질을 닦는 일을 했던 17라인 이정0님 췌장암 사망-산재인정)
* 가스/케미컬 등 공급/유지보수를 해온 협력업체 노동자(CCSS룸 황장순 님 림프종 사망, 가스공급관리 노동자 최민준님 백혈병 사망, 가스감지기 업무를 한 임한결님 백혈병 사망) 등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또다른 아픔과 죽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그 위험이 얼마나 큰것인지,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국가적 차원의 실태파악은 아직 없습니다. 노동자들만 억울하게 일하다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를 국가산업으로 키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도 진행중인 백혈병 사망 등 직업병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시급해 해야합니다. 실태파악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
이번 서울고등법원 현장검증은 4~5년째 계속된 직업병 산재 입증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실 산재보험은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와 그 유족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사회보험이고 첨단산업에서의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과학과 의학의 한계로 규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동자에게만 전가할 수 없는),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엄격한 과학적, 의학적 입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 판례의 기준대로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수준(규범적 인과관계)으로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러한 기준대로 한다면, 그동안 반도체 공장에서 밝혀진 유해화학물질 및 전리/비정리 방사선 등 위험 여부의 노출 가능성 만으로도 산업재해로 인정하기 충분하지만 기업의 은폐, 방해에 더해 근로복지공단의 보수적 태도로 인해 반복된 백혈병 사망조차 산재로 인정받지 못해 법정공방 중인 것입니다.
산재인정은 진작 이루어졌어야 하고, 또 다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국가가 적극 나서는 것이 마땅하나, 국가의 무책한태도로 인해 여전히 오롯이 노동자나 유족이 오랜 시간 산재인정 자체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에 분노합니다. 앞으로는 대법원 판례와 같은 기준, 즉 규범적 인과관계가 산재법에 명확히 마련되어 공단에서도 산재를 쉽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이상 아프고 병들고 죽지 않는 현장이 되도록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화성사업장 현장검증 대응을 함께하느라 수고하신 임자운 변호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 신정범 님 약력>
1989. 4. 19. 출생
2014. 7. ~ 2016. 3.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제17라인 식각공정 엔지니어로 근무
2021. 3.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2022. 11. 19. 사망 (만 33세)
<고 임한결 님>
1988년 12월 11일생
2015년 3월 삼성전자 하청회사(아이엠에스) 입사
- 삼성반도체 기흥, 화성, 평택 등 공장에서 가스 검지기 시운전/점검 업무
2017년 10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2018년 10월 5일 사망(향년 30세)
6월 5일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으로 서울고등법원(7부, 구회근 재판장) 항소심 재판부가 현장검증을 나왔습니다. 신정범 님이 근무하였던 17라인 클린룸, 지하시설등을 살펴봤습니다.
화성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임한결(88년생), 고 신정범(89년생) 님의 산재여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재판부가 이들이 일하던 현장을 둘러보겠다고 한 것입니다. 재판부 차원에서의 현장검증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의미있는 일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비정형적 작업에서의 위험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올림은 현장검증에서의 우려점에 대해서도 미리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보도자료 참고 https://sharps.or.kr/statement/?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25513270&t=board )
또 같은 화성사업장에서 일하다 같은 백혈병 등으로 돌아가신 또 다른 노동자들도 여럿 계십니다. 같은 화성사업장에서 여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 등 사안의 엄중함을 알리고 제대로 된 현장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반올림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H1 정문 앞에서 일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현장검증이 실시되는 17라인 건물 로비에서 피켓팅 및 재판부에게 제대로 된 현장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벌써 여러명 사망했습니다. 우리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 노동조합에서는 일하는 노동자 분들에게 현장검증이 있음을 알리고, 힘모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성명 https://samsunglabor.co.kr/37/?idx=25985154&bmode=view
현장검증에는 유족대리를 맡고 있는 임자운 변호사가 참여했고, 재판부 및 공단측 관계자, 삼성전자 관계자들 여러명으로 구성되어 2시간동안 메인팹과 하부 팹(CFS, FS팹) 을 둘러봤다고 합니다. 하부층 소음이 심해 주고받는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는 애로점이 었었으나 고전압 설비, 하부층 천장에 전선다발이 많고 하부층에 상당히 많은 설비들이 있으며 메인층과 하부층이 공기가 섞일 수 있게 바닥설계가 된 점, FS팹의 스크러버(부산물 저감장치) , 메인 팹, 천정의 풉박스 등의 빠른 움직임 등을 살펴 보았다고 합니다
기흥공장에서는 반수동 설비를 다뤘던 여성오퍼레이터가 유해화학물질 등에 노출되어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고통받았었는데
자동화된 화성공장에서는 오퍼레이터들이 사라졌지만 위험이 없어지지 않은 채 위험이 간접부서, 서브설비 정비작업자들로 옮겨갔습니다. 자동화 설비를 유지하기 위해 전자파 즉 극저주파 자기장 등 세기도 더욱 높습니다. 방사선 설비도 많이 사용됩니다.
정비 업무 담당, 장비/협력업체(하청) 소속 노동자들의 피해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백혈병 사망자도 여럿이고 림프종, 췌장암 등 피해자가 벌써 여럿입니다.
* 셋업 및 고장수리를 담당하는 설비엔지니어(17라인 건식 식각 공정 설비엔지니어 신정범 님 2022년 백혈병 사망),
* 장비업체 노동자(자동반송기 시설 유지보수 업무 했던 크린팩토메이션 김기철 님 2017년 백혈병 사망)
* PM 등 유지보수 노동자 (클린장비 노동자 , 협력업체 소속. 백혈병 사망),
* 협력업체 청소노동자 (지하에서 헬멧쓰고 면포로 화학물질을 닦는 일을 했던 17라인 이정0님 췌장암 사망-산재인정)
* 가스/케미컬 등 공급/유지보수를 해온 협력업체 노동자(CCSS룸 황장순 님 림프종 사망, 가스공급관리 노동자 최민준님 백혈병 사망, 가스감지기 업무를 한 임한결님 백혈병 사망) 등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또다른 아픔과 죽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그 위험이 얼마나 큰것인지,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국가적 차원의 실태파악은 아직 없습니다. 노동자들만 억울하게 일하다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를 국가산업으로 키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도 진행중인 백혈병 사망 등 직업병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시급해 해야합니다. 실태파악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
이번 서울고등법원 현장검증은 4~5년째 계속된 직업병 산재 입증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실 산재보험은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와 그 유족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사회보험이고 첨단산업에서의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과학과 의학의 한계로 규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동자에게만 전가할 수 없는),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엄격한 과학적, 의학적 입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 판례의 기준대로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수준(규범적 인과관계)으로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러한 기준대로 한다면, 그동안 반도체 공장에서 밝혀진 유해화학물질 및 전리/비정리 방사선 등 위험 여부의 노출 가능성 만으로도 산업재해로 인정하기 충분하지만 기업의 은폐, 방해에 더해 근로복지공단의 보수적 태도로 인해 반복된 백혈병 사망조차 산재로 인정받지 못해 법정공방 중인 것입니다.
산재인정은 진작 이루어졌어야 하고, 또 다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국가가 적극 나서는 것이 마땅하나, 국가의 무책한태도로 인해 여전히 오롯이 노동자나 유족이 오랜 시간 산재인정 자체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에 분노합니다. 앞으로는 대법원 판례와 같은 기준, 즉 규범적 인과관계가 산재법에 명확히 마련되어 공단에서도 산재를 쉽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이상 아프고 병들고 죽지 않는 현장이 되도록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화성사업장 현장검증 대응을 함께하느라 수고하신 임자운 변호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 신정범 님 약력>
1989. 4. 19. 출생
2014. 7. ~ 2016. 3.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제17라인 식각공정 엔지니어로 근무
2021. 3.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2022. 11. 19. 사망 (만 33세)
<고 임한결 님>
1988년 12월 11일생
2015년 3월 삼성전자 하청회사(아이엠에스) 입사
- 삼성반도체 기흥, 화성, 평택 등 공장에서 가스 검지기 시운전/점검 업무
2017년 10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2018년 10월 5일 사망(향년 3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