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1.08]11월 8일 (일), 삼성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반올림 농성 33일차, 이어말하기(1) - 이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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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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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일) 삼성직업병해결촉구 이어말하기 41일차, 노숙농성 33일차

손님; 이선옥 기록노동자

사회; 푸우씨



(최규석 작가 친필 싸인이 담긴 송곳 1,2,3권을 선물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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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해주세요


르포 쓰는 이선옥입니다. 삼성이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한다면 누구누구의 일대기도 잘 써줄 수 있답니다(웃음)



이번에 물개로 등록하셨으니 이제 화장실도 못쓰게 할 텐데, 야심차시네요 ㅎㅎㅎ

전태일 문학상도 받으시고, ‘여기 사람이 있다’, ‘발자국을 포개다’ 등에 참여하셨는데요.

특히 많은 투쟁 현장을 다니면서 장기투쟁하는 분들을 기록하셨구요.

그런 경험 중에서 ‘이렇게 하니 긴 투쟁을 해도 지치지 않더라’하는 비결을 알게 되셨다면?



그런 건 없었어요. 지치지만 그냥 견디면서 하는 거죠.

극복한다기 보다는 견디는 건데, 견디는 방식은 현장마다 다를 거예요.

당사자들이 견디는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 주변에 있는 저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당사자들이 견디는 힘을 좀더 돋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8년을 이어오면서 희정님 등 기록 노동자들의 도움도 받고, 영화를 만드는 분들, 만화를 그리는 분들, 참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저희들도 여기서 매일 이어말하기를 하느라 떠들면서 저 자신도 몹시 즐겁고 기운이 생기는 걸 느끼구요. 작가님이 장투 사업장을 다니면서 기록하는 게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힘이 들기도 할텐데요. 어떤 마음이세요?



우선 그 상황을 알려야 되는 게 가장 커요. 장기투쟁을 하면 언론에 한번씩은 나오게 되죠. 다만 당사자들에게는 이것이 현재형인데 남들에게는 늘 똑같은 얘기로 보이니, 늘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하는 게 힘들어요.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이야기들인게 사실이지만, 그런 식의 동정이나 연민, 선악이나 강자와 약자의 구도로 너무 많이 소비해온 것 같아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닌 다른 틀로 어떻게 담을 것인가 고민입니다.



저희도 농성장이 너무 즐거워서, 또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려고 해요. 이야기 자체가 처절하지만 투쟁하는 장소는 좀 다르게.



그런 점에서 반올림은 제가 참 좋아해요. 박복한(!!) 현장인데 그러지 않는 모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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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급 호텔 오시니 어떠세요?



생각보다 좋네요. 제가 농성장을 안 좋아하거든요. 좀더 안 좋은 모습을 상상하며 왔는데, 생각보단 좋아요.



13일 삼바대회에 꼭 오세요.



삼바춤을 진짜 추면 오겠습니다. 집회할 때 기차놀이나 강강수월래를 하는 것보다 각자 신나게 춤을 추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기차놀이 같은 거 할 때 반강제로 참여를 해야 하니까 굉장히 부끄럽거든요. 그래서 개인이 존중되지만 그게 모여서 집단화되어서 더 멋있는, 그런 걸 하면 좋겠어요.



그런 게 가능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일단 어릴 때부터 춤을 가르쳐야죠. 그리고 기획하는 분들이 좀더 고민을 해야할 것 같아요.



치열하게 하면서도 즐겁고 풍성한 투쟁 현장을 어떻게 해야 만들까가 고민이예요



모든 곳이 같은 고민이지요.



문득 생각났는데요. 출판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한 노동자가 좋은 책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쓰는데요. 삼성을 보면 그렇지가 않잖아요. 행복하지 않은 노동자들이지만 서비스의 질이 너무 좋죠. 노동자들이 좋은 노동조건을 누리는 것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혹은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라는 어떤 조건이나 명분을 붙일 필요가 없는 당연한 권리인 거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런 말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요.


저희도 비슷한 고민입니다. 오히려 ‘초일류 제품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초일류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방향으로 얘기를 하게 되지요.



‘People over Profit’이라는 타투를 하셨는데, 어떤 의미로 하셨나요.



그리 깊은 생각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제가 좋아하는 문구라서 넣었어요. 타투를 하러 갔더니 좋아하는 문구가 있냐고 해서, 제가 달을 좋아하니까 달을 그림으로 하고, 문구는 제가 좋아해서 명함에도 넣어 다니는 글이라서 넣었어요.



반올림 기록을 하실 뻔 했다는 말도 있는데요.



준비를 하다가 결국 같이 못해서 아쉬워요. 그런데 일단 어떤 작가가 어떤 현장을 가서 기록을 시작하면, 다른 작가들이 가서 쓰기 어려운 무언의 법칙이 있어요. 남의 나와바리에는 가지 않는(웃음). 그 작가가 그 현장을 제일 잘 아니까, 존중을 하는 거죠. 물론 절대 법칙은 아니예요.



투쟁현장 이야기를 기록하다보면, 아무래도 공감을 하면서 또 힘들어지기도 하실 것 같은데요



제가 글쓰기 강의를 할 때마다 늘 나오는 질문이예요. 공감을 하느라 힘들지 않은지, 어떻게 빠져나오는지. 물론 저는 공감을 잘 하죠.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은 편파적이예요. 기자도 아니고, 잘 기록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쓰는데, 저의 이 편파성을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편파적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쓸까가 늘 고민이죠. 하지만 저는 잘 빠져들면서도 잘 빠져나오기도 해요. 영화도 찍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하니까, 행복을 잘 추구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나봐요. 물론 그런 힘든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하는 작가들도 있고,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하지만 잘 빠져나오려고 애를 써요. 제 임무는 다른 이들이 공감을 하도록 하는 일이지, 저는 이미 공감을 해서 시작한 거니까요.



다만 선악의 구도로 그리려 하지는 않아요. 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내려고 하고, 적대성이나 분노로 끌어내는 건 지양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삼성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저는 삼성이 망하기를 바라지 않아요. 제가 기록하는 어떤 기업도요.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원해요. 다만 그 평화를 깨는 책임이 누구인지, 묻고, 말하는 거죠. 자본주의를 인정한다 치더라도, 그 안에서 나름의 질서와 책임이 있는 거잖아요. 중요한 경제주체라고 불리는 기업이 책임을 다해야지요. 삼성이 덩치에 걸맞는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돈 필요없다’라는 말 저는 싫어해요. 노동자들을 지사로 만들지 말고,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네요.






저는 황상기 선생님이나 한혜경, 김시녀 선생님들 존경합니다. 제가 살 수 없는 길을 가시는 분들을 존중하고 존경해요. 여기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이런 곳에서 자는 걸 참 힘들어하는데,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면서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