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6.07.19]반올림 이어말하기 160704 은수미 전의원

반올림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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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CgdNpMI3LM&index=6&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반올림 이어말하기 160704 은수미 전의원

 

종: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닐을 치고 반올림 농성장에서 저녁 이어말하기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올림농성 272일차 농성일입니다. 오늘은 저희에게 굉장히 반가운 얼굴이자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은수미의원님 오셨습니다.

 

은: 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아버님.

 

종: 네 황유미씨 아버님은 다들 아시겠지만 아버님의 인사말씀 잠깐 듣겠습니다.

 

황: 안녕하세요 저는 유미 아버지 황상기입니다, 반갑습니다.

 

종: 네 농성이 작년 10월 7일부터 이어져왔는데요, 사실은 (의원님) 처음부터 모시고 싶었어요, 저희 좀 살려달라고.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또 그때는 국정 일로, 국회의원 일로 많이 바쁘셔서 저희가 참고 참다가 이제서야 모셨는데 좀 더 일찍 모실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이라도 와주셔서 너무 반가운 마음이 우선 들어요.

 

은: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고요, 더군다나 제가 삼성하고 SK하이닉스 백혈병 문제를 다 다루고 썼는데 SK하이닉스 백서가 이렇게 나와서 지난주에 보내주셨어요. 백서를 읽으면서 삼성 백혈병문제가 훨씬 더 빨리 시작되었는데 사회적 문제제기가 SK하이닉스문제가 더 빨리 끝나서 가슴이 아프고 해결을 위해서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종: 아까 좀전에 말씀하셨지만 SK하이닉스는 재작년에 한겨레신문사에서 특집 보도를 하면서 SK하이닉스 측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해서 회사가 관여하지 않고 직업병 문제에 대한 예방과 보상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을 했어요. 반면 삼성반도체문제는 옆에계신 황유미씨아버님이 벌써부터 일찌감치 2007년도에 따님이 돌아가시고나서, 또 작업 현장에서 (황유미씨와) 같이 2인 1조로 일하던 또다른 노동자가 똑같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삼성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을 하셨는데 그때로부터 벌써 9년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올바로 해결되지 않아서 삼성 본관 앞에서 이렇게 농성을 하고 있는데요, 은수미 의원님께 마이크를 돌리기 전에 아버님 SK하이닉스, 삼성 문제 보시면서 굉장히 속상하셨을것 같아요. 심정이 어떤지에 대해서 한 마디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황: 우리 유미가 2007년 3월 6일날 사망했는데, 이 문제를 맨 처음에 제가 제기할때는 사람들이 ‘삼성하고 싸워서는 안된다,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했고 삼성과는 싸워서 이길 수 없고, 아무리 억울해도 혼자서 그냥 삭이고 말아라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제기한지가 벌써 9년이 훨씬 넘어갔는데, 삼성에서는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저와 반올림을 상대로 대화는 하자고 하면서 대화의 내용을 절대로 진전시키지는 않고 형식적으로만 대화하는, 대기업의 ‘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의 (피해자측)에서 반올림이 만들어지고 나서 반올림에 반도체공장의 질병에 대한 재고를 바란다며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삼성 직업병문제보다는 몇 년 뒤에 이 문제가 알려진 것입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진도가 상당 부분 나가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삼성은 그렇지 않죠. 처음에 유미가 죽었을때엔 그 억울한 마음을 어디에다 비교 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비통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하여 말하자면 그때와 하나도 다를게 없습니다. 반도체노동자들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고, 사건에 대해 유감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잘못했는지 사과도 안하고 반도체공장에서 사용하는 수천여가지의 화학약품들을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삼성은 숨기고 있습니다. 보상 문제도 저와 반올림과 하나도 하지 않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대기업, 글로벌기업이라고 말하는 삼성이 그 호칭에 걸맞지 않게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갑의횡포’를 보이는데 이것은 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 제가 아버님에 부연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SK도 삼성하고 똑같이 ‘검증-보상-예방’ 이 세가지가 핵심적인 문제였고요, 이 세가지를 총 4000억의 기금을 마련해서 해결을 한 건데, 특히 ‘검증위원회’가 매우 독립적이었어요. 이 백서를 보시면 검증위원회가 12명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그중 8명은 환경운동연합 대표부터 시작해서 완전한 외부인이었고요, 2명이 사측, 2명이 노측이었어요. 결국 12명중에 2명을 제외한 10명이 외부인이거나 노측이었고, 그 과정이 매우 토명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사실 그래서 합의에 이르기가 쉬웠다고 판단되거든요. 그 전과 비교할때 제가 이종란 노무사님께 좀 여쭙고 싶은 것이 그럼 현재 삼성과 진행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종: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일단은 SK의 ‘산업보건검증위원회’라고 하는 이 회사로부터 독립된 검증위원회의 모티프가 됐었던 것은 사실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꾸렸었던 ‘제 3자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권고내용’이었어요. ‘조정위 권고안’에서 독립적인 공익법인을 설립해서 그 공익법인에는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서 들어온 사람도 포함되고 여러 전문가 기관들도 참여하고 그러면서 그 독립적인 공익법인이 보상문제와 예방문제를 실현하는것이 좋겠다, 그것이 삼성이 직접 보상하고 삼성이 직접 알아서 예방하겠다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사건이) 직업병문제의 올바른 해결 모델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한 권고안이 제시되었었는데, 삼성은 그것은 거부했고 SK 하이닉스는 오히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라는 형태를 만들어냈었던 것이지요.

 

은: 그것이 확실히 차이가 나고요, 저도 이 과정이 매우 투명해야한다고 생각하는것이, 이종란활동가님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의원이었을때 기자회견 한 것이 뭐냐면, 뇌종양 사망자의 유족께서 자신이 신청도 안했는데 갑자기 ‘수령증’이라는 것이 우편함으로 배송이 된 거에요. 삼성 보상위원회가 보낸 수령증이었는데 이 내용을 발설하면 안되고 그것을 외부로 언급할 경우는 다시 받은 돈을 토해내라는 내용이 (수령증에) 나와 있어서 같이 기자회견을 했고요, 그것때문에 저 역시 그 과정, ‘검증-보상-예방’의 전체의 과정이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떠세요?

 

종: 저희가 다급해진 마음에 삼성이 만든 ‘자체보상위원회’를 통한 보상도 말이 안되지만 전혀 투명하지가 않잖아요, 알아서 주고 얼마를 줬는지도 확인이 안되고 그런 방식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협상해라, 권고안을 이행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을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측에서 그로 인해 큰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면 권리를 포기해야(돈을 받지 못할것) 할것이다’ 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어떻게하면 알릴 수 있을까, 를 고민하다 저희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잘 알릴 수 있는 분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도움 요청을 했는데 (은수미 의원님께서) 그때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은: 그때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했죠, 그러니까 여기에 계시는 거죠. 제가 SK하이닉스 보상위원회에서도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저를 직접 찾아오셨고, 그다음에 SK하이닉스 회사측에서도 저를 찾아오셨는데, 제가 양측 모두에게 ‘고맙다’ 말씀드린것이 무엇이냐하면 우선 보상의 대상을 하청까지 확대시켰고요, 회사의 정직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의)개연성이 있으면 보상을 해주겠다 한 것이었고, 또 하나가 (교대작업을 많이 하는) 야간작업이 불임에 끼치는 영향이 꽤 큰것으로 나와서 그것까지 포함해서 보상해주는 방식으로 검증위원회에서 보상보험회를 확대했다는 것이 굉장히 고마웠어요.

 

종: ‘조정위 권고안’에서는 삼성 노동자 보상 대상에 유산/불임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삼성이 일방적으로 만든 보상위원회에서는 그것을 또 빼버렸어요. 사실 반도체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가장 큰 위험은 생식독성피해인데 그부분은 또 일방적으로 삼성이 만든 보상위원회에서는 빼버려서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은: 저도 그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의원실에서도 독자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조사를 했었어요. 건강보험공단의 도움을 받아서 전자/반도체 쪽의 일에 종사하는 여성이 일반 직장인여성의 경우보다 유산이나 불임의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온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그래서 저희들도 그당시 유산과 불임문제까지 포함해서 넣어야한다고 했고, 그래서 SK는 그것을 받아들인 셈인데, 삼성은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 그래서 제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삼성이 SK수준에서는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우선 가지고 있고요, 또 그렇다 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있을 건데 그것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종: 사실 SK에서 지원보상 대상에 포함된 질병의 리스트를 보면 그것들이 SK하이닉스 노동자들에게 발견되었던 질병이었다기 보다는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의 질병 리스트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쪽은 포괄하는 범위를 넓혔었던 것이고, 그에 반해 삼성은 그마저도 축소시키고자 했던 것이고, 그것 말고도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황유미씨 아버님도 그렇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보상 문제에 있어서 그것을 회사 자체에서, 어떻게 보면 ‘가해’기업인데, 기업이 직접 ‘우리가 알아서 줄게. 얼마 줬는지, 누구에게 줬는지, 몇 명에게 줬는지 절대 묻지마.’, 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 과연 직업병문제의 해법일까, 그부분에 있어서 SK하이닉스는 상식 수준을 따랐던것 같아요. ‘(사측이)직접 (하법을 마련)하는것은 말이 안되고, 그것을 독립된 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 독립된 기구에는 시민단체를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는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한 것인데, 삼성은 아시다시피 남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의사결정을 한것이고, 이 9년동안이나 끌어온 직업병문제에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버님도 이 부분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실텐데요.

 

황: 그부분에 대해서는 궁금한 부분이 많아 저도 할 말이 아주 많습니다. 전국의 가난한 가정에는 집안에 돈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이나 LCD공장과 같은 곳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노동자들이 일을 하다가 병에 걸리게 되면 반도체공장이나 LCD공장에서는 화학약품을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그 화학약품을 다룰 때의 주의사항을 교육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삼성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뿐만아니라 위험 화학약품을 노동자들에게 알렸을때에 노동자 자신들 스스로 위험을 느꼈을때 노동하지 않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가정의 노동자들은 병을 치료할 돈을 가지고있지 못해 가정의 생계가 어렵게됩니다. 직업병문제가 가정의 파괴로까지 이어지는 것이지요. 또 한가지, 정부에게 서운합니다.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관리공단은 반도체공장을 감시하고 지도해야할 기관인데, 그런 문제들에 나몰라라하거나 삼성 편을 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약자(노동자)들은 힘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이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안정적인 사회로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부 기관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은: 저도 동의하는 세, 우리 사회가 ‘해결을 짓지 않고’ 넘어가는 일들이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아주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친일 청산 문제에서부터 세월호도 그렇고 매듭을 짓거나 청산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듭 좀 짓고 넘어가자.’, OECD 중진국, 선진국이라 이야기하는데, 그 수준에 맞게, 상식 수준에 맞게 (일을 처리)하자, 제가 알기론 이 문제가 2007년부터 시작된 문제인데, 이게 거의 9년, 10년차가 되고 있거든요. SK하이닉스와 비교해보니 이것이 삼성이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인것 같고, 의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또 하나 질문드리고 싶은게 산재를 입증할 때에 노동자들에게 입증 책임이 있는 것인데,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사실은 노동자들이 입증하기 힘든 것 아닙니까, 그것에 관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예방이나 검증에 있어서 계속 SK나 삼성이 똑같이 대리인들이 참관 혹은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지는지 여쭤볼게요.

 

종: 저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게 산업재해임을 입증해야할 주체는 피고용자나 유족이라고 하면서 회사에서 썼던, 혹은 노출 가능했던 화학물질 정보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또 노동부가 ‘회사 영업 비밀이라 우리도 못주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감추고 있는것 뿐만 아니라 회사가 노동부에 제출한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업안전측정자료의 안전보건정보마저도 노동부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이 노동자가 대체 무엇을 가지고 입증합니까. 회사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반도체 공장 안에 절대 못들어가죠. 그나마 간신히 법에 의해서 역학조사를 실시할 때 상정한 당사자는 입회할 수 있는 그러한 법은 있는데, 당사자의 법률 대리인이 입회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 ‘법률 대리인’이라 함은 당사자에 갈음해서 법적 권리를 대리할 수 있는 주체인데도,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삼성이나 이건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인데) 회사들이 (대리인) 입회를 거부해요. 그러면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죠. 최소한의 기본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증명을 할래야 증명 할 수 없는, 삼성의 경우는 그 안에서 종이쪽지 하나도 가지고 나오지 못하게 하거든요, 안에서 쓰는 어떤 화학물질 뿐만 아니라 자료, 작업노트 같은 것들도 가지고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입증하느냐, 이 제도 자체가 일단 말이 안된다, 산재 보험이라고 하는 제도가 사실 노동자들이 치료받을 권리 혹은 (피해자들이) 산재로 돌아가셨을때 유족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존재하는 제도라면 (조사할 권리를)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명백하게 개인질병이라 할 수 없는 경우 외에는 산재로 인정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저희가 2008년부터 그런 주장을 했어요. 아버님도 국회에 열심히 들어가시고 피해자 유족들, 피해당사자들, 저희 활동가들 2008년부터 최근까지도 산제 관련 입증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었는데 그렇게 해결이 잘 안됐어요.

 

은: 예, 저도 그것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면서 19대 국회때에도 노력을 했었어요, 이 문제를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임금 체불을 한 것도 노동자가 입증하라고 하고, 그러니까 정부가 노동자를 대신해서 사용자를 통해서 입증을 하거나 그래야하죠, 산재는 더 심한 것 같아요. 산재도 ‘사용자가 직접’이 어렵다면 정부가 노동자를 대리해서 사용자측에게 입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법률 개정을 하려고 법률안도 올리고 했는데 사실은 통과를 못시켰고요, 그래서 제가 20대 국회때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리는 것이, 앞으로도 또 부탁을 드릴 생각인데, 제발 이런 아주 기본적인 문제, 피해자가 있으면 사용자가(가해자)가 입증을 하든가 정부가 대리해서 가해자로하여금 입증하게 만들든가 이 정도는 좀 해야 합니다. 내가 도둑질을 당했는데 무엇을 도둑질 당했는지 내가 다 입증해야하는 이것도 억울한 판에, 하지만 내가 집주인이니까 입증이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노동자 입장에서는 사실 집주인일수가 없어서 스스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번 20대 국회에서 제발 좀 관철시켜주십사, 하고 저도 또 부탁을 드릴게요.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산재 사망률 1위인 나라잖아요, 그게 벌써 10년째인데. 제가 또 희한했던게, 미국의 삼성에서는 미국 시민이 요구하면 (우리나라에서) 영업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었다고 한 그 성분을 알려주더라고요.

 

종: 삼성 반도체 텍사스 공장이 있는데, 거기는 그 주 당국이 삼성 화학물질 정보를 가볍게, 팩스 하나로 신청하니까 정보를 다시 팩스로 보내주는…

 

은: 맞아요. 삼성 텍사스 공장은 미국 주법에 의해서 정보공개를 다 하고, 우리는 안알려주는, 이게 말이 되냐고요. 저는 굉장히 놀랐거든요. 또 그게 미국 시민이 아니어도 요청하면 주더라고요. 한국에서 미국 텍사스공장에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제가 확인하고 굉장히 놀랐는데요, 영업 기밀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사람 목숨이 아닌가 싶어서 삼성이나 SK이나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에게 제가 더 요청을 하고 또한 학계에 어깨걸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요. 제가 또 (보시는 분들 대신해서) 힘들지 않으세요? 저 아까 여기 오면서 허리 굽혀서 들어와야되고, 벌써 272일째인데 어떻게 버티시나요?

 

황: 이 농성을 시작한 것이 작년 10월 7일부터였고 오늘이 272일째인 날인데, 한겨울 영하 18도 20도 이렇게 내려갈 적에 해가 짧기 때문에 해가 이 건물에 가려서 하루 진종일 햇볕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여기가 춥기로 말하자면 엄청나게 춥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추운데서 우리는 팔다리를 다 쓸 수 있으니까 추운 것에 옷도 껴입고 추위를 참을 수가 있는데 여기에서 혜경씨가 추운 겨울을 나고 있거든요. 혜경씨는 보시다시피 1급 뇌종양이기 때문에 자기 몸을 움직일수도 없고 무엇이든 보호자를 대동해야만 할 수 있는데, (혜경씨가) 여기서 겨울을 나도록 삼성은 내버려두고 있거든요. 추울 때는 그렇게 지냈고, 요새는 날이 더워요, 또. 날이 더우니까 해 뜨는 위치가 바뀌었어요, 또.

 

은, 종: 아아아~

 

황: 해 뜨는 위히가 북쪽으로 더 올라가서 하루 진종일 여기 햇빛이 들어오는 거에요. 건물 위에서 햇빛 비치지, 바닥에서, 아스팔트에서 열을 뿜어내지, 여기 앉아있으면 땀이 줄줄 흘러내려요, 너무 더워서. 그러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저는 뭐 당사자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 계신 반올림 식구들 포함해서 반올림과 연대해서 활동하시는 분들 너무 힘든거에요.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삼성은 반올림에 와서 말한마디 건네지 않았고, 건물 안의 화장실 한 번 못쓰게 하고 물 한 번 못먹게 하는 그런 짓을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죠.

 

은: 그럼 화장실은 어떻게 하시나요? 지하철?

 

황: 네 맞아요.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지하철 화장실을 쓰고 있는데 화장실이 여기서 상당히 멀어요. 더운 날씨엔 화장실을 갔다 오는 그 거리에도 사람들이 힘들어하거든요. 이런 (삼성의)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람 한 명 한 명의, 그들의 건강이 중요한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삼성은 사회적으로 비판받아야 합니다.

 

은: 이종란 노무사님도 한 마디 하셔야죠, 오래됐잖아요, 2007년부터.

 

종: 일단 길어진 것에 몸이 힘들고, 여러가지 힘든 점들이 있지만 사실 저희가 피해자들을 대신해서 싸워주는게 전부는 아니지만, 늘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있어요. 아까 아버님도 말씀하셨지만, 우리 능력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혜경씨가 아직도 이렇게 편하지 못하고 혜경씨 어머님도, 황상기 아버님도 편하지 못하다는게 죄책감으로 남고, 뿐만아니라 반올림을 믿고 따르고 같이 함께 싸워오신 이곳에 오지는 못하는 다른 한참 힘들게 투병중이신 피해자들도 많거든요. 그분들을 생각하면 눈물나요. 삼성의 무책임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애써 초조한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서 그렇지, 많이 힘들텐데, 이 싸움 그렇게까지 또 오래 계속되면 안될텐데, 하는 생각에 무겁게 있습니다.

 

은: 제가 사실 좀 더 여쭤보고 싶은 것이 사실 <또 하나의 약속> 만들어지고, 그 다음에 조정위원회 만들어지고 했을 때는 기대가 크셨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일이 잘 안 되게 되고 삼성이 일방적으로 ‘보상 하겠노라.’고, ‘보상 끝냈다.’고 했을 때는 정말 많이 힘드셨을것 같은데 어떻게 버티셨어요?

 

종: 지나고 나니까 (하하)… 글쎄요 과거에 ‘혼자’라면 버티기 힘들었겠죠, 그런데 이렇게 같이, 그래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매 순간순간의 고비들마다 잘 넘어갔었어요. 아버님이랑 저, 한 번도 안싸웠을것 같죠? 아니거든요! (황아버님 웃음) 고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것들을 어쨌든 그 순간순간에 좀 더 깊게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서로를) 쳐다보고 서로를 좀 더 믿어보고 그렇게 부대끼면서 극복해왔었던 것 같아요. 아마 혼자 견디라고 했으면 못견뎠을거고 아주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 이런 것들이 바탕에 있지 않았을까, 그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은: 그리고 또 질문. 궁금한게 많네요. 여기를(농성장을) 운영을 하려면 어쨌든 후원금 같은것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운영하셨어요? 후원금 필요한 것들 널리 알리셔야되고 그러셔야돼요. 빨리 알려주세요, 저한테도.

 

종: 반올림 후원 계좌도 있고요, 반올림 다음 카페에 후원 계좌가 있어요. 요즘에 저희가 농성장에도 또 한 번 찾아오게 만들고 세월호 뱃지 파는 것처럼 반올림 뱃지도 판매를 하고 잇어요. 반올림 뱃지 2천원에 판매하고 있고 대량으로 구매하면 우편으로 부쳐드리기도 하는데요, 많이 홍보도 해주시고 사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은: 제가 나중에 반올림 후원계좌 찾아서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해서 운영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거고.

 

종: 사실 생각보다 2,300일 농성을 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곳에 찾아왔어요. 영화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을 수도 있고, 한국사회에서 저 어려운 삼성과 싸운다는 이유에서였을수도 있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분들이 꼬박꼬박 찾아와 주시니까 힘이 나고 감사하고 그렇네요. 십시일반 후원을 해주셔서 경제적으로 많이 궁핍하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은: 이종란 노무사님은 원래 노무사인데, 완전히 삼성 백혈병 운동 활동가가 되셨어요.

 

종: 네,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것은 절대 아니고요, 처음에 저는 황유미씨 아버님을 상담했을 뿐입니다.

 

은: 그래도 이렇게 많이들 와주셨다고 해서 저도 굉장히 감사해요. 사실은 제가 오늘은 게스트로, 이종란 노무사님이 저에게 무엇을 묻고 제가 답하고, 이러려고 했는데, 그보다는 저도 궁금한게 많고, 들으시는 분들도 묻고싶은 것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도 19대 국회때 해결하지 못한 지점들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더 개선된 것은 있는지, 혹여 제가 그럴 기회가 있다면 삼성측하고 만날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또 SK하이닉스 결과 보고서도 제가 받았기 때문에 이것과 비교해서 또 서로 조정을 할 여지들은 없는 것인지 이런 것들을 좀 알고 싶기도 해서 제가 오늘은 방식을 이렇게 바꿔 달라고 사전에 이야기를 했어요. 괜찮으시죠?

 

종: 대답을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떨리네요.

 

은: 혹시 삼성에 요구할 사항, 그런 것들이 있으면 지금 말씀을 좀 해주세요.

 

종: 저희가 사실 삼성에 요구할 사항을 너무 많이 얘기를 해서 삼성은 정말 잘 알고 있을텐데, 그런데 삼성이 언론 통제를 되게 많이 하니까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수도 있어서.

 

은: 언론통제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검색을 해봤어요 실제로. 작년것 까지만 나오고 올해 것(기사가)이 거의 안나왔더라고요, 인터넷상에. 저도 19대 국회때 재벌 다룰 때 이름이 완전히 묻혀 지내서 필리버스터가 아니었으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텐데 어쨌든 저도 열심히 (반올림문제) 홍보를 할 것이지만 삼성에게의 요구, 다시 한 번 정리 부탁드립니다.

 

종: 네, 저희가 농성을 하며 삼성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삼성 반도체 LCD 직업병 피해 문제에 대해서 삼성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이 첫번째이고요, 두번째는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1월 10일자로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조정위원회를 통해서 삼성과 합의를 봤는데, 이에 대해서도 삼성이 약속한 바와 같이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은 저희가 이 자리에서 272일동안 농성을 하고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지 않고 있고, 삼성이 1월 10일날 재발방지대책 합의를 본 이후 이 문제가 완전히 끝났다는듯이 연합뉴스를 비롯하여 방송에서 그런 보도를 했던 것이 저희들로서는 너무 어려웠거든요. 아직도 삼성과 조정위원회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세 가지 의제 ‘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 중에서 ‘재발방지대책’ 한 가지만 합의를 봤을 뿐 아직 사과, 보상 문제는 합의되지 않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삼성이 성실하게 답하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아직 삼성이 이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는 바람에 이렇게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이렇게 장기화되는 이유중에 하나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서인것 같고 이 방송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라도 주변에 널리 알리고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버님도 이 문제에 대해 ‘삼성에게 부탁한다.’ 한마디 해주세요.

 

황: 삼성에게 부탁할 것은 노무사님이 다 이야기 하셨는데, 저는 기업은 기업 다운 행동을 해야한다고 상각합니다. 거짓말과 변명 뿐인 기업은 그 생명이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과 노동자를 사랑하는 기업의 태도에서 국민 또한 그 기업을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 저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검색을 해보니까 삼성의 입장은 ‘보상의 99%가 끝났다.’이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와서 또 당사자들, 대리인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보상 진행상태가) 50% 정도인것 같고, 저하고 이종란노무사님이 함께 기자회견을 했었던 그 분, 수령증 받았던 그분 또한 남편에 대한 보상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어요. 이렇게 서로 의견이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저는 ‘불신’이라고 생각해요. 여기 계시는 분들이 삼성을 믿지 못하는 거죠, 국민들 또한 대기업을 믿지 못하는. 저는 재벌 대기업이 한국에서 국민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불신’을 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초기에는 어렵고 힘들고 더 큰 비용이 드는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아니에요. 삼성은 ‘국민기업’이라고 불리는데, 그것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은 굉장히 큰 것이거든요. 제가 SK하이닉스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론 SK하이닉스가 모든 것은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요구한 것 이상 반 발 정도는 더 했어요. 그렇게 한 번 하니까 믿게 되는 것이잖아요. 삼성도 마찬가지에요. 예상대로만 하시지 말고, 상상 이상의 것이 나오면 불신을 깨뜨리고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텐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불신을 계속 키우는 방식이어서 (삼성에게) 그 점은 주의를 해주십사, 하고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립니다.

 

종: 사실 삼성이 했던 보상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는 것이 깜깜하죠.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는 140여명이 삼성 보상위원회에 신청을 해서 100여분이 보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100여분이 보상을 받았을까를 알 수 없는 거에요. 거기다 도대체 얼마의 보상을 받았는지, 또 그 보상이 공정한지 전혀 알 수가 없고, 보상 받았으면 다시는 문제제기 하지 말아라, 다 끝났다고 그냥 마무리지어버리려 하는 것이 무슨 직업병문제에 대한 보상이냐. 사과 문제도 그래요. 예를 들어서, 법원이나 공단을 통해서 어렵게 어렵게 저희들에게 증명 책임이 있으니까, 산재를 인정받는 것이 어렵고 삼성이 화학물질 정보를 전부 영업비밀로 가리고 있지만 어쨌든 이것이 벤젠 등에 노출되어서 발생한 직업병이 맞다, 는 판단을 공단과 법원으로부터 벌써 열 한 번이나 받았거든요. 그럼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서 삼성이 ‘직업병 책임을 인정한다.’ 라든지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라든지 ‘과거에 안정공업관리를 소홀히했던 점에서 사과한다.’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과는 전혀 없었거든요.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언론플레이만 하는 모습이 답답합니다.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은: 아이고. 제가 완전히 사회를 봐 버렸네요. 이제 끝낼 때가 되었는데 한 마디씩 하고 화이팅 하고 끝내도록 할게요. 그러면, 아버님.

 

황: 예. 저는 한 마디만 딱 하겠습니다. 삼성은 진실된 자세로 반올림과의 대화에 임해야만 이 문제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질 수 있을것입니다.

 

종: 우리 조금 더 힘내서 싸웠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저도 삼성이 진정어린 모습을 보일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투쟁)

 

은: 저 은수미도 항상 함께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사실 19대 국회 때도 열심히 노력은 했으나 성과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여기 계신 분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저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 드리고요,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은, 황, 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