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6.05.20]160520 농성 227일차, 이어말하기 - 김성교 님(하이닉스 반도체, 악성 림프종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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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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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0 농성 227일차, 이어말하기

유투브 영상 : https://youtu.be/TmAsVsoW9xY?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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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 하이닉스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김성교 님

사회 : 종란

 

종 : 오늘 이어말하기 손님은 멀리 청주에서 오셨다. 예전 LG 반도체와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까지 일을 하시다가, 직업병 피해를 입은 김성교 님이다. 먼저 언제, 어떤 일을 하셨는지부터 말씀해 달라.

 

김 : 1995년에 LG반도체에 입사하여 지금의 하이닉스 반도체에 까지 계속 일을 했고, 임플란타 공정과 CVD 공정의 장비 엔지니어였다. 1995년 10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10년 정도 일했다.

 

종 : 어떤 병 피해를 입으셨는지도 얘기해 달라.

 

게 : 2000년 초반에 코가 많이 안 좋아서 이비인후과를 다녔고, 구안와사도 와서 계속 치료를 받다가, 좀 지나고 비호지킨 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세 번 재발이 왔고, 현재는 한쪽 코가 괴사를 했고, 양쪽 귀가 난청으로 보청기를 하고 있고, 한쪽 눈도 내려앉아 있다.

 

종 : 반올림과 함께 산재신청을 하기 위해 뵐 때마다, 참 밝은 기운을 주셨다. 그래서 내가 힘을 얻기도 했는데, 그렇게 몸이 안좋아 지면서 힘드시지는 않았는지...

 

김 ; 지금은 힘들지 않은데, 예전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충북대 병원에서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충격을 받아서 며칠 동안 정신이 없었다. 방사선 치료, 약물치료, 세포이식 등을 받았고, 재발도 여러 번 겪으면서 많이 힘들었다. 내 병이 림프종 중에서도 좀 특이해서 치료약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고 연구도 많이 안된 병이다.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종 : 그 와중에 반올림 응원하기 위해 농성장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넓게 얘기하면 악성 림프종에 해당하는 병에 걸리신 건데, 2008년에 산안공단이 집단 역학조사를 했더니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 사이에서 악성 림프종이 통계적으로도 유의할 정도로 2배에서 5배까지 높게 나타났었다. 그로인해 후속연구 까지 이뤄져서 반도체 공장 안에서 발암물질, 방사선 등에 복합적으로 노출될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회사에 10년이나 근무하면서 화학제품을 많이 취급하셨는데, 그 물질들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받으셨는지 궁금하다.

 

김 : 대학 졸업하고 LG 반도체에 처음 입사했을 때, 굉장히 좋았고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실제 반도체 일이라는 것은 24시간 365일 공장이 돌아간다. 그렇게 계속 장비를 돌려야 지금 핸드폰, 컴퓨터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아침 8시 반 출근인데, 실제는 7시 까지는 출근해서 일을 준비해야 한다.

 

위험한 상황도 많았다. 가스 교체를 직접 하는데, 그 가스들이 그렇게 위험한 것일 줄 나중에야 알았다. 장비에서 리크(유출)가 나도 코로 냄새를 맡아 가며 그것을 찾아내고, 지하에 알 수 없는 연기가 가득 찬 지하로 내려가 일을 하고 그랬다. 그럼에도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많이 생산해 내는 것이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국가에 이바지 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산재신청을 하면서 돌아봤더니 내가 일하며 만지고 냄새를 맡았던 유독가스랑 유독 케미컬 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지금은 반올림 활동으로 인해 공장 내부의 안전상황이 조금은 나아졌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일할 때는 정말 위험한 일이 많았다. 10년 동안 일하며 숱하게 가스를 교체했어도 방독면을 쓰고 해본 적이 없었으니... 근데 최근에 함께 일했던 친구한테 들었다. 이제는 가스 교체할 때 방독면 쓴다고. 반올림으로 인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산재신청을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청주에 살면서 지인들도 많고, 아직까지 하이닉스에는 친구들이 많고 내가 알던 팀장님 상무님들도 계속 있다. 그 분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고민을 했었다.

 

그럼에도 산재신청을 한 것은 지금 쓰는 가스, 케미컬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존중할 줄 모르고 어떻게 하면 반도체를 더 많이, 더 잘 생산할 것인지에만 관심을 두고,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종 : 이 자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다들 핸드폰을 갖고 있을텐데, 그 핸드폰을 구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반도체다. 그 반도체를 생산할 때 굉장히 많은 독성 물질과 가스가 쓰이고 그것들이 노동자들을 많이 아프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 법은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 주고 교육을 제대에 하게 할 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그런 게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파티클이 제품에 떨어지지 않도록 제품을 보호할 뿐, 노동자는 보호하지 않는 기업들과 계속 싸우고 있다. 그 싸움에 용기내서 자신의 피해, 자신의 업무환경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 제가 일했을 때는, 정전도 굉장히 많았다. 그러면 장비가 스톱되고 내부는 암흑이 된다. 바닥에 케미컬이 흥건하게 고이고, 가스가 자욱하게 차는 상황도 생긴다. 그러면 엔지니어들이 그 안에 들어가 처리를 다해야 했다. 케미컬 닦고 가스 빼내는 일들. 독성이 강한 아르신 가스가 눈앞에서 노출되는 상황도 직접 겪었다.

 

실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얘기를 못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 사람들 보호해 줄 생각은 안하고 기업을 보호해 주는 일만 계속 하고 있다. 특히 산재신청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다. 정말 하는 일이 없었다. 회사 눈치만 볼 뿐. 그러면서 무슨 근로복지공단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지..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종 : 공감한다. 더 많은 반도체 노동자들이 이런 얘기를 듣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 그런 과정들을 통해 공장이 바뀌고 정부 태도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이곳 농성장은 삼성전자에게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인 만큼, 삼성전자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좀 해 주시면 좋겠다

 

김 : 반도체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계속 이어나가야 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의 생명, 건강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최대한 가스나 케미컬을 안전한 것으로 바꾸고, 위험한 일을 할 때는 보호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게 하는 변화가 꼭 필요하다.

 

생산량만 그렇게 좇다 보면 늘 사람은 뒷전으로 밀린다. 무엇을 하건 사람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너무 돈만 보지 않는 삼성, 하이닉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 한사람이 소중하다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정부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온 사람들이 그렇게 고통 받는데, 이렇게 나몰라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도 병 치료하느라 들어간 돈이 3-4억은 될 거다. 몸이 아파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이 피해자들에게 전부 떠넘겨져 있다.

 

종 : 지금 이 자리는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돌아가신 김진기 님의 아내분도 와 계시다. 청주에서 이곳 농성장 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