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0.06]10월 5일 삼성직업병피해자 이어말하기,7일차 - 양동운, 백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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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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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똑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말아야 합니다.

삼성이 보상위원회를 일방적으로 만들어서 사회적 대화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업병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은폐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삼성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이 한분한분 매일 강남역 삼성본관 앞에서 반올림과 함께 이어말하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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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말하기 일곱 번째 날인 오늘(5일)은 고 양문자님의 유가족 양동운님과 백종성 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백종성님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운동본부 (추진위)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양문자님의 연로하신 어머님과 가족들은 2012년 언론을 통해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에 대한 제보를 기다린다는 반올림의 소식을 접했지만 가슴속 깊이 묻어둔 아픔을 꺼내놓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로부터 2년뒤 2014년에서야 결심으로 하고 반올림에 연락을 주었다고 합니다. 


고 양문자님은 1989년 8월 전남 완도 고금면 고금종합고등학교 3학년 때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에 취업을 했습니다. 당시 고금면에서 삼성전자에 취업한다는 것은 아마도 고 황유미가 그랬던 것처럼 자랑스런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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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기흥공장 기숙사 단체사진 - 사진 속 양문자 님은 맨 윗줄 오른쪽 끝에서 두번째)

그러나 입사한지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은 91년 9월, 라인에서 쓰러졌고 큰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곧 재생불량성빈혈(이후엔 특별성혈소판감소증)을 진단받은뒤 퇴사, 투병중이던 1996년 2월 피가 멈추지 않아 스물여섯의 나이로 사망하신 분입니다.


먼저 양동운 님께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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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성 기흥반도체가 만들어지고 나서, 얼마되지 않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일을 하다가 2년만에 아주 희귀병을 얻고 세상을 떠난 양문자 누나의 동생입니다. 여기 서초 삼성본관 앞에서 이어말하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미디어를 통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은 이제야 오게 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저희 누나도 여기 계신 분들과 같이 똑같이 건강한 노동자였습니다. 다만 무지했기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누나가 그런 병에 걸려서 쓰러졌는데 삼성은 이런게 어떤 병인 줄 알면서도 방치하고 모든 것을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가족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동안 우리가족은 (큰 아픔으로 인해) 20년이 넘게 이 문제를 함구하고만 살았습니다.”

 

“어머님과 같이 오려고 했는데 몸이 편치 않으셔서 오시지 못합니다. 누나가 다시 살아올 수 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 누구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누나는 91년 현장에서 쓰러져서 병 진단 후 퇴사, 96년 사망했습니다. 현장은 과거가 열악하고 시간이 갈수록 개선이 되는게 상식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보다는 89년, 90년이 환경이 더 안 좋았을텐데 삼성은 96년 1월 1일 이전 피해자들은 보상대상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삼성에서 보상위원회에 접수하라고 전화가 왔을 때 물어봤습니다. 96년 1월 1일 이전 퇴사자는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에 대한 대답은 없었습니다. 제가 7분여간 길게 통화하면서 따져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무책임한 삼성의 한마디 한마디로, 여기에 나올 수밖에 없었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습니다.”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이 작년에 직업병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쑈’였던 것 같습니다. 조정위원회에서 1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조정권고안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삼성이 그것을 사실상 전면 거부했다고 봅니다.”

 

“삼성은 지난 20~30년간 아무런 조치도 안했다가 이제 와서 신속한 보상이 우선이라며 돈으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에 진정성은 없어 보입니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길 다시한번 바래봅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함께해주신 재벌기업 사내유보금 환수 운동본부의 백종성 님은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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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백혈병 등 문제가 발생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려면 생산 공정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밝히고 드러내야 하는데, 삼성의 대답은 그것은 영업비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최소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조차 방기하는 태도였습니다”

 

“삼성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3~4조, 1년에 20조원이고 삼성전자의 사내유보금만 130조 가까이 되는데, 이러한 거대기업에서 최소한의 사회적인 책임조차 따르지 않고 있고 있습니다. 예컨대 장애인고용의무 같은 것도 잘 지키지 않고 돈으로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산재 사망자만 하루 6~7명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희귀병이나 과로로 인한 사망은 빠져있습니다. 이 문제까지 합하면 더 사망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한마디로 산재사망 자체가 일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윤만능의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기업에게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부과하고 감시하고 견제될 때 안전이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문제가 기업의 존망의 문제까지 연결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국사회를 재벌이 지배하면서 산재사망 들이 늘 유야무야 넘어갑니다. 재벌기업들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양동운님께 마지막으로 삼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이~ 이재용씨! 살아있을 때 어떻게 하면 죄를 씻고 갈 것인가, 더 죄 짓지 않을지 잘 생각해 보세요.”

 

“조정위원회에 성실히 임해서 제대로 사회적으로 해결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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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어말하기 작은공연에는 반울림 밴드가 함께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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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화) 저녁6시~7시 강남역 8번출구앞에서 이어말하기 계속 이어집니다.

내일 이어말하실 피해자 가족은 고양문자님처럼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하신 삼성LCD 윤슬기씨 (2012년 사망)의 어머님 신부전 님이십니다. 내일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10월 7일 (수) 오후2시에는 '조정위원회'가 열립니다.

삼성과 6명 가족모임인 가족대책위는 그간의 일방행보에 대해 조정위원회에서 제대로 해명하고, 후속 조정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