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1.13]11월 12일 (목) 삼성의 직업병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농성 37일차/ 이어말하기 45일차 - 박진, 이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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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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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목)

삼성의 직업병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농성 37일차/  이어말하기 45일차

초대손님 :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 이이령, 다산인권센터 박진

사회자 : 푸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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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손님 :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박진

 

알 거예요. 제가 삼성과 대면한지 10년이 넘었는데, 모르면 삼성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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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기 아버님이 ‘다산이 반올림을 낳았다’고 할 정도로, 오랜 기간 함께 싸워왔는데요. 아버님 처음 만났을 때 얘기 해주세요.

 

아버님 만난 얘기를 글로도 쓰고, 얘기도 많이 합니다. 유미 씨 아픈 뒤로 아버님이 많은 사람을 찾아다녔는데, 누구나 삼성과 싸울 수 있겠느냐며 말렸습니다. 결국 삼성과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해서 저희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과 처음으로 동서울 터미널 커피숍에서 이종란 노무사와 함께 만났는데, 그 날 아버님 커피잔이 떨리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내 딸이 죽었는데 한 베이 안에서 한 사람은 유산, 백혈병에 걸렸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삼성에 노조만 있었어도 이렇겠느냐 하는 말씀을 하시며 손이 떨리던 것이 기억나요. 그 때랑 비교하면 요즘은 아버님에게 웃음을 다시 찾아드린 것이 가장 기뻐요.

사실 처음, 아버님 만난 뒤에도 참 막막했어요. 전문가들 만났는데 다들 불가능하다해요. 반도체산업에서 백혈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세계적으로 없었다 이런 얘기 들으면 막막했는데, 그때 저희가 얘기했던 게 전문가들이 어렵다고 하면 제보 창구를 열어보자는 것이었어요. 제보가 들어오고 피해자들이 더 많으면 혹시 얘기가 되지 않겠냐 했는데, 정말 청구를 열자마자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반올림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게 피해자들의 죽음이라고 얘기합니다. 결국 삼성의 사과가 나오기까지 이끌어 온 것이 피해자들의 죽음이었다는 거죠. 그 생각을 하면 한 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결국 이 피해자 죽음의 이유와 억울함을 밝히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여러 인권현장에서 함께 싸우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오고 계신데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공적 영역, 사적영역으로 흔히 나누잖아요. 얼마 전에 홍기빈 씨 강의를 듣고 보니, 이미 기업을 사적 영역으로 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기업을 사적 영역으로 둘 때는 봉건제 시대, 기업의 규모가 아주 작았을 때 정도가 아니었겠느냐, 그런데 이미 지금은 기업들이 사적 영역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과 규모를 가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기업을 공적 영역으로 봐야 하고 거기서부터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국가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 강력한 정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인 측면이나 일상생활 지배에서 정부 역할은 작아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역할이 작아지니까 시민들 개개인이 날것 그대로 부딪치며 싸우게 되고, 힘이 없으면 추락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추락하지 않으려면 저항을 하게 되는데, 이 저항의 국면에서만 강한 국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가의 역할은 작아지고 특히 한국에서는 전체 기업도 아니고 몇 개 재벌이 다 지배하고 있죠. 재벌 사내유보금이 천문학적이라고 하지요. 이 사내유보금만 풀어도 청년실업이나 복지 사각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사적 영역입니까? 지금도 기업의 문제라면 다 영업비밀이다, 사적 영역이다 얘기하는 게 이 시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싸움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공적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거기에 삼성, 기아, 현대자동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수원시가 미술관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 이름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입니다. 현대건설이 300억을 내놔서 지었기 때문이랍니다. 부지는 수원시 것이고, 운영도 세금으로 앞으로 쭉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현대산업개발이 그 앞에 아이파크 대단지를 지어서 이익을 많이 봤어요. 그러니 그 정도 내서 지을 수 있는데 거기다가 굳이 기업 이름을 붙이겠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면 수원시는 ‘1억이라도 내놓으면 이름 붙일 수 있는 거 아니냐’는 태도예요. 이건 단순히 이름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이 침해받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쯤에 대학가에 기업이 건물들 지어주면서 SK관, 포스코관 이름을 붙였죠. 그러면서 대학 내에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이 들어가게 됐어요. 힘없는 아빠나 힘없는 엄마가 자영업자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된 겁니다. 보통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돼 버렸습니다. 이걸 우리가 그냥 당해버렸던 거죠. 같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농심에서 지으면 새우깡 미술관, 웅진에서 지어주면 룰루비데 미술관이라는 겁니까? 웃기지 않습니까?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공적 영역이 뭔지에 대해서 문제제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영통 사업장 안에 하천이 흐르는데, 어느 날 물고기 수천마리가 배를 뒤집고 올라왔습니다. 원인이 어디서 왔겠어요? 미루어 짐작건대, 삼성전자 폐수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었죠. 그래서 바로 시료를 채취하라고 수원시에 얘기를 하고, 심지어 물고기 사체를 가져다 주기까지 했는데 수원시 공무원이 분석을 하지 않고 폐기를 했죠.

다행히 지역 다른 조직에서 채취해서 분석을 해보니 당연히 폐수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환경단체, 시민단체들과 공대위를 구성하고 대응을 했어요.

그랬더니 삼성이 ‘여기 왜 인권단체가 있냐, 물고기가 죽었는데’라고 반응했죠. 정말 바보들 아닙니까?

 

사실 저에게는 삼성이 연락도 안 합니다. 예전에 수원 지역 일간지에 글을 썼는데, 아직 기사가 나가지도 않았고, 지면 데스크에게나 넘어갔을까 싶은 시점에 전화가 왔어요. 자기가 삼성 누군데, 기사를 봤는데.. 하며 얘기를 시작하는데 전화기에 대고 마구 욕을 했지요. 아직 실리지도 않은 기사를 가지고, 어디다 대고 이런 짓이냐고요. 그 뒤로는 제게 연락도 안 합니다.

 

딸이 중 3인데요, 전에 자기는 다시 태어나면 구름이 되어 나쁜 사람들 머리 위로 가고 싶대요. 어디 갈래했더니 청와대도 가야 할 것 같고 삼성에도 가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삼성의 치졸한 작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들이 채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 피해자들이 울고, 눈물 흘리고 피해자로만 존재할 때는 사회나 국가가 보듬어 안다가,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 문제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는 순간 빨갱이를 만듭니다. 삼성도 그렇게 해야 자기들의 죄를 다른 국면으로 만들 수 있으니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황상기가, 김시녀가, 한혜경이 울고 있는 피해자에서 인권의 주체로 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분들이 인권운동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의 주체로 선 이들의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인간다운 건가요? 가장 인간적인 행위, 반올림의 아름다운 연대를 폄하해야만 자기들의 정당성이 보장될 수 있으니, 저런 치졸한 작태를 하는 거지요. 유치한 겁니다.

노동조합 처음 만들 때 제3자 개입 금지 조항이 있었지요. 그게 얼마나 악랄했습니까. 지금 보면 말도 안 되는 것인데, 지금 삼성이 반올림에게 하는 말이 그런 셈입니다. 울고 있는 사람을 그냥 놔두나요? 울지 않게 해 주고, 사회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죠.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운동을 계속 하다보면, 활동가들이 지치기도 하는데요.

 

피해자들 가까이 있으면 동일시돼요.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보지만, 활동가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건가까지 보이잖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든 상황이 될 것인지까지 보이니 더 힘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안 싸우셨으면 싶을 때도 있어요. 사람이 중요하지, 싸움 자체가 중요한가요. 싸우다가 너무 피폐해진다면 차라리 안 싸웠으면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도, 저는 그 사건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만나면 만날수록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똑같아져서도 안 되고요. 당사자들이 외롭지 않게, 어디 가든 곁에 있어 주는 것이 활동가 역할이지, 당사자들과 똑같아지는 게 아니죠. 당사자들과 똑같아지면 본인도 힘들지만,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피해자가 인권의 주체로 서고, 자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연대하는 분들의 의무라고 봅니다.

연대하는 분들이 피해자를 있는 그대로 봤으면 해요. 연대자들이 피해당사자를 영웅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사람이 추락할 수 있어요. 사람이니까요. 황상기 어르신이, 너무 잘 싸워오신 분이지만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성인이 아니잖아요. 한 딸을 잃은 아버지예요. 그럼에도 싸워온 역사만으로도 고맙고 훌륭하지만, 그의 단점이나 한계를 보지 않고 영웅을 만들어버리면 안 되는 거죠.

세월호 투쟁 과정에서 유민아빠가 이혼했다는 얘기가 알려지고 나서, 유민 아빠가 카톡을 공개하고 통장을 공개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정말 화가 났어요. 이혼한 아빠는 자식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싸울 수 없나? 유민 아빠는 유민이와 정말 친하고 좋은 아빠였지만, 사실 나쁜 아빠였으면 그러면 안 되나? 나쁜 아빠였던 것을 보상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싸울 수도 있잖아요.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다가 추락시키는 야만적인 사태를 만든다는 점에서 분노했지요. 이렇게 되지 않도록 조력하는 것이 활동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에게 따끔한 한 마디 해주세요.

 

삼성에게 할 말은 별로 없어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한데, 삼성은 듣지 않지요. 귀는 열렸으나 들으려고 하지 않는 순간 이미 들리지 않죠. 여기 옆에 계신 용역 분들도 같은 노동자로서 들었으면 좋겠는데, 못 들으시는 상태이니 그것도 안타깝고, 무엇보다 못 듣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대신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반올림 피해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고공농성 하는 분들 모두 절규하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인 셈이죠. 저는 이게 우리에게 울리는 위험 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하잖아요. 중대재해 피해자가 1이 생기면, 29명의 유사한 재난이 있었고 그 앞에 300의 더 경미한 피해가 있다는 거잖아요. 우리가 만일 300에 알아차리면 그 뒤 피해가 없을 텐데, 1이 발생했을 때도 알아차리지 않거나 외면하죠. 그래서 더 큰 참사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저는 우리 사회 비명은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한 위험 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위험 사인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위험해 진다는 것. 그래서 위험 사인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울고 있는 사람들 옆에 같이 있는 것은 가장 인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다운 일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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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손님 :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 이이령

 

안녕하세요?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에 있고, 직업환경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의사 이이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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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캠페인을 하고 계시다 했는데, 정부가 담배의 유해물질은 선전하면서, 산업현장 유해물질은 가려두기만 하는 것 같아요.

 

네, 담배는 아주 많은 유해물질이 있다고 선전을 합니다. 발암물질이 여러 가지 들어있다고 광고를 하는데, 알고보니 반도체 산업에서도 쓰고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얘기는 또 잘 안 해주잖아요.

 

제가 오늘 나온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반올림을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의대에 다닐 때, 어떤 의사가 될지 고민할 때 2009년 반달 공동행동에 가서 반올림과 함께 수원에서 선전전을 하면서 처음으로 직업환경의학 의사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그 전에는 직업병은 사고로 다치는 것, 진폐증이나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반올림을 보면서 암이나 이런 질병도 직업병일 수 있구나하는 것도 알게 됐고요. 이후에 공유정옥 동지 강연도 듣고 하다보니, 직업환경의학이 좋고 재밌고 내가 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반올림이 제 삶을 바꾼 계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계기는, 초등학교 때 우리가 배웠던 노래 중 ‘새끼손가락 마주 걸고, 꼭꼭 약속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사람이 새끼손가락 걸면, 이거 돌이킬 수 없습니다. 눈물을 머금고라도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은 자기가 판을 만들고, 초대하고 논의해왔는데 갑자기 모르쇠로 나오고 있잖아요. 내가 아닌게 아닌지도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이런 짓이 너무 싫어서 삼성이 하는 이런 나쁜 짓을 여러분께 이르러 왔습니다.

 

직업환경의학을 공부하다보면, 이 사회가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이 더 많으실 것 같아요.

 

정말 사회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이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이 불쌍한 척 하고 조용히 있으면 밥 먹을 정도 돈을 주머니에 쥐어주지만,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는 사람에게는 탄압을 하고 있지요.

다른 점에서도 이중적입니다. 옛날에는 위험 작업을 삼성의 이름으로 했다면, 요새는 삼성이 아닌 외주업체들에게 위험 작업을 떠넘기고 있지요. 외주업체라고 하지만 결국은 삼성 식구였던 사람들이 회사 차려서 운영하는 건데, 위험 작업을 거기에 줘 놓고, 우리는 하나도 잘못이 없다, 쟤네가 잘못했다, 쟤네를 혼내줘라 하고 있어요.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화가 납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건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이라고 많이 알고 계신데, 사실 삼성-허베이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건입니다. 가장 큰 책임이 삼성중공업에 있었는데, 삼성이 이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반올림이나 산재, 직업병 문제 대하는 것이 아주 비슷하고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미나마타 병이라고 얘기하다보면 그 지역이 나쁜 데라고 생각되잖아요. 그런데 이 사건이 삼성중공업 배와 허베이스피릿호 배가 일으킨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 그리고 태안에 대한 낙인을 제거하기 위해 삼성-허베이스피릿 호 기름유출사건이라고 이름을 공식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사고는 삼성이 무동력 선 두 개를 가지고 가다가 끊어져서 그게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에 부딪쳐서 난 사고였고, 결국 법원에서도 삼성이 책임이 있다고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이 이에 대해 당연히 배상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혹시 누구를 때려서 다치면, ‘미안해. 대신 치료비 대줄게.’ 이게 상식적인 거니까요. 비슷한 사례가 1989년에 미국에서 액슨 발데즈 호 기름 유출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 5천억 원의 손해배상을 책임지게 하고, 거기에 징벌의 효과로 5천억을 더 해서 총 1조원을 물어내게 했습니다. 책임의 200%를 책임지게 한 것이죠.

그런데 삼성은 얼마나 책임졌을까요? 총 7천억 정도의 피해액이 추정되는데, 결국 삼성은 이 중 50억 정도 책임을 졌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됐느냐? 삼성이 반올림 문제를 대응하면서도, 길고 긴 소송을 이끌어가면서 법무팀을 앞세워 문제를 리드해가고, 동시에 가대위를 만들면서 피해자 편가르기 하잖아요. 그것과 똑같이 삼성중공업이 태안 지역 일부 마을과 자매결연 맺고 돈도 주면서 피해자를 분열시키고, 길고 긴 소송전으로 진을 빼서 결국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삼성이 또 이런 일이 있을 때, 이렇게 해보니, 내 뜻대로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재벌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다들 도진개진이지만, 삼성은 여기서 더 나가서 윷진모진에 달하지 않나 싶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제가 의사인데요, 삼성병원이 최고의 병원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 삼성 병원이 많은 공격을 받았지요. 물론 메르스사태는 삼성만의 잘못은 아니고, 국가의료전달체계가 잘못되고 왜곡됐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삼성병원이 문제를 키운 점이 많지요.

대표적인 것이, 삼성 병원에 14번 환자가 있었습니다. 삼성병원은 이 환자와 접촉 가능했던 의료진, 직원을 격리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확진될 때까지 격리 안 하고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환자들에게 병을 전파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나중에 정부에서 역학조사를 하러 삼성병원에 갔는데, 문전박대하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우리만 못 들어간 게 아니라 정부도 못 들어가게 한 거죠. 정부에서 겨우 졸라서 10일 뒤에 갔는데, 10일이면 문서니 뭐니 다 조작할 수 있는 시간이죠.

결국 삼성이 사과했는데, 사과를 하면서 삼성 병원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삼성만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죠. 원격의료는 의료민영화의 첨병으로 많은 의사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던 문제입니다. 병원 중에서도 재벌 병원만을 위한 정책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임시로 삼성만 원격의료를 허용해주겠다고, 수년간 의사들,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던 것을 메르스 대책이랍시고 발표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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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게 따끔한 한마디

 

허베이 스피릿호 사건, 메르스 사태, 백혈병 환자 대응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다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다 기억하고 있으니, 약속을 안 지키면 우리가 혼내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