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1.11]11/11(수),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위한 반올림 농성 36일차 이어말하기 - 이호중,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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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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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반올림 농성 36일차, 11/11 이어말하기

 

- 초대손님 :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태훈 5678 도시철도 노동조합 승무본부장

- 사회 : 조대환 님.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님의 이어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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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11월 7일 지난 주 토요일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1주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가족들과 416연대에서 청계광장 집회도 하고 정부나 특조위를 향한 여러 요구 사항을 얘기했습니다. 정말 벌써 1년이 지나갔습니다. 특조위가 한 일이 없는데 말입니다.

제가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특별법이 통과된 후 17명 위원 중 유가족 추천 3명 위원 중 한 명으로 추천이 되어서였습니다. 처음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실은 작년이 대학에서 안식년이어서, 책을 써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필 주제가 안전에 대한 거였어요. 안전에 관한 내용이 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박근혜 대통령의 안전 이데올로기가 공권력을 강화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짚는 책을 쓰려고 했었죠. 그러던 중 참사가 발생하고, 여러 일에 참여하게 되고 결국 광화문에서 많이 살게 됐죠.

처음에 제안 받고는 망설였는데, 제가 진상조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안전문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밖에서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안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작년 12월 6일 가족들이 총회를 통해 위원을 선출해서 그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 사실 세금도둑발언부터 시행령, 예산 등 방해공작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본격 조사활동이 시작된 건 9월부터였어요. 7월 말에야 직원 채용이 되고 출근을 시작했고요. 8월에 예산이 배정됐고요. 그래서 일을 실제 한 지는 겨우 2달 밖에 안 됐는데, 정부에서는 벌써 내년 6월이면 활동 종료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여전히 정부가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헤쳐나갈지 걱정이 많습니다. 당장 12월 중순 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 조사가 거의 안 된 상태에서 준비하는 게 사실 불가능해서 걱정이 많고 잠이 안 올 정도입니다.

 

특조위에서 보듯이, 독립적인 기구가 조사나 감시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삼성 문제에서도 저희가 삼성으로부터 독립적인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안을 받아들여라, 이후에도 보상 과정에서 독립적인 기구를 두어 관리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립기구의 문제,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구성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해당사자로부터 완전히 무관한 사람들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열의를 가진 사람이 들어올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고요. 이렇다고 더 타당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월호 특조위처럼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에서 각자 사람을 추천하고 제3지대에서 추천하는 사람들이 추가되어 구성하는 방법도 있지요

특히 이해당사자인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절반정도는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삼성이 추천하는 인사 혹은 세월호 참사에서는 정부가 추천하는 인사가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독립성을 해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양쪽에서 인사가 파견되는 것을 균형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해자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추천한 위원이 위원회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독립성을 침해하는 일이지요

우리가 정의롭다, 공정하다 얘기하는 것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이 나올 때 정의롭다, 공정하다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충분히 피해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그런 인사들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지요. 또, 정말 독립적인 추천절차를 거친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또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특조위는 위원장님은 유가족 추천, 진상조사소위원장은 야당 추천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조위 활동은 공정해야 한다는 게 법 내용에 들어있어요. 그런데 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을 시민단체나 유가족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친하게 지내면 안 된다고 받아들입니다. 실제로 공정은 정치권력,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유가족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식으로 공격을 해요. 그리고 이런 논리가 은근히 먹힙니다. 특히 막상 위원회 안에 들어와서 공무원 지위를 갖게 되는 위원장님이나 상임위원들이 신경을 쓰게 되는 거죠. 이런 점을 보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검찰이 늘 내세우는 원칙이 피해자 참여입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피해자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하겠다고 하죠. 그래서 피해자들이 수사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고 있죠. 그런 검찰에게 공정하지 못 하다고 하지 않잖아요. 피해자 목소리가 반영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도록 하고, 진실을 규명하게 되는 것이 공정이라는 것은 상식이잖아요.

 

반올림과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게, 초반에는 우리 목소리를 들으라는 것이었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업에 의한 살인인 직업병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삼성은 본질을 드러내고 재발을 방지하려고 하기보다, 보상금을 주고 무마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재난사고나 마찬가지고 문제죠. 처음에는 가해자들이 자기 책임을 쌩깝니다. 그러다가 마지못해 책임을 인정해야 하면, 돈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돈이라는 게 정말 치사하지요. 사람을 갈라놔요. 같은 피해자인데도, 돈 문제가 들어가면 서로 이해관계나 입장이 다를 수 있고요.

세월호 같은 경우도 성인 사망자, 학생 사망자, 생존자도 일반 시민과 학생이 있는데, 각각이 배·보상에 대한 입장이 다 달라요. 그런데 이걸 돈으로 회유하기 시작하면 연대가 깨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 여러 과거 청산과 관련된 배보상 문제에서도 유가족들이 갈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피해자 조직이 여러 개로 나뉘고 서로 만나지도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아니까 더 돈으로 매수하려고 하는 거겠죠.

 

삼성에게 따끔한 한 마디 해 주세요.

 

재벌이 쌓아놓고 있는 돈이 천 조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지금 더 쉬운 해고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저성과자 해고 정책, 임금 피크제 등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다 노동자들의 연대를 파괴하고 분리시키려는 정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삼성이 우리 사회 누구나, 젊은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회사이고,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상응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재, 직업병 문제를 포함하고 그걸 넘어서서, 우리 사회 양극화, 실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까지 기업이 해야 할 공적인 책무가 있다는 거죠.

재벌 총수들이 자기가 잘 해서 돈 벌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책무를 다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진정한 국민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삼성 법무팀에 가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해 주는 말씀이 있나요?

 

저는 강의할 때는 관련된 하고 싶은 얘기를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방해죄를 가르칠 때는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다루는 사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사법시험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싫어하기도 하지요. 그런데도, 재미있게 듣는 학생들 보면서 열심히 얘기해줍니다. 그런데도 정작 취업 문제가 걸렸을 때, 대놓고 가지 말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대기업에 취업하겠다는 학생들도 많죠. 변호사 시장도 만만치가 않거든요. 많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대기업 법무팀에 들어가게 됩니다. 대형 로펌 가는 건 아주 소수거든요.

그런 학생들에게 암시는 하지만 대놓고 안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는 못 해요. 대신 3년 동안 배웠던 법의 문제에 대해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제의식을 잊지 않고 어디 있든 그런 법률가가 됐으면 좋겠다 얘기를 하죠.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법에 대한 배신감, 박탈감이 있습니다. 대기업의 책임을 정부나 법이 물어보지 않으니까요.

 

어려운 문제죠. 법이란 기본적으로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이지, 기존 질서를 개혁하는 수단이 되기는 어려워요. 법이란 게 원래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현존하는 법이 부당하다면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부당함을 지적하기 위한 법적 논리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도 법률가의 역할입니다. 그런 점에서 법률적인 고민은 아주 창의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지금 법에 그렇게 돼있다’ 하면 끝이잖아요. 예를 들어, 알권리 얘기를 많이 하지만, 현재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법이 기업비밀을 보장하고 있다, 왜 당신들만 유별나게 구냐’고 하잖아요.

그럴 때 법학자들이 ‘그게 아니다, 법에서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 게 부당하다’고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법률가가 기존의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을 넘어, 법 자체를 개혁하고 풀어가는 데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직업병 문제를 산업현장의 세월호라고 하기도 합니다. 삼성을 어떻게 안전하게 바꿀 수 있을지, 무엇을 요구해야 삼성 노동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세월호 특조위에는 소위원회가 세 개 있습니다. 진상규명 소위, 안전사회 소위, 피해자지원 소위가 있습니다. 저는 안전사회 소위 소속이예요. 종합적 안전사회 건설 대책 마련이 과제입니다. 굉장히 거창합니다. 크게 두 가지 영역인데 하나는 재난 상황에서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조 문제이고 하나는 예방입니다. 위험이 산업현장이나 일상 영역에 많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시민들, 노동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굉장히 폭넓은 문제일 테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 노동자들이 통제하는 예방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것이 민주적인 제도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안전의 문제가 기업이 알아서 하는 사적인 문제이고 비용의 문제로 인식이 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현재의 법도 이런 관점에서 최소한의 지킬 기업의 의무를, 추상적으로 정해놓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 이 최소한의 기준을 만족시킨다고 해서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죠. 게다가 그 최소한의 요건도 계속 낮아져왔습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같은 경우도 선령 제한이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났죠. 그래서 세월호처럼 일본에서 18년 된 배를 들여와 조금 수리하고 운항을 하니 사고 비율이 늘어납니다. 2009년 선령을 늘린 뒤로 사고 비율도 늘었고, 연안 여객선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오래된 배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렇듯 안전의 문제는 시민,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고, 안전 공공의 이슈, 민주주의의 이슈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 공론 과정을 거쳐서 우리사회 적정 안전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취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개인들에게, 그걸 감수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개인적인 선택으로 던져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안전소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안전소위에서 앞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권고로서 내놓게 될 텐데, 얼마나 힘이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특별법에서 특조위에서 내놓은 권고에 대해서는 매년 정부가 국회에 보고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권고이긴 해도 의미있는 권고사항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게 되면 기업으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반대와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것을 결국 시민들의 관심을 통해, 힘을 모아나가는 과정에서 돌파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삼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위험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줄이기 위한 방법을 사회적으로, 민주적인 공공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그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거죠. 알지를 못하니까 시민들도, 피해자들이 조금 많이 발생했나보다 하고 지나가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는 구조적, 조직적, 회사의 문제라는 인식을 하기 어려운 거죠. 그러니 어떤 유해물질을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권리가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때로는 이것이 지역사회의 의제가 될 수 있는 거죠. 불산 가스 폭발 사고에서 드러난 거죠. 소방서도 몰랐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대처가 늦어지기도 하고요. 그러니, 기업이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노동자,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가 공유되어야 하고, 이후 어떤 안전대책을 만들 지까지도 기업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통제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삼성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엄청난 권력입니다. 그냥 돈 잘 버는 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노동 전반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집단입니다. 이런 권력을 가진 집단인 삼성이 누구의 통제를 받아야겠습니까? 국민의 통제죠. 그리고 일하는 노동자의 통제입니다. 삼성이 국민을 좌우하려고 할 게 아니라, 국민의 통제를 받는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집회 시위의 자유가 전공입니다. 한 마디만 더 하고 갈게요. 여기 우리 모여 있는 게, 기본권으로 보장된 집회의 권리잖아요. 채증 가지고 많이 싸워왔습니다. 경찰이 CCTV로 감시하고, 마구잡이 채증하는 일이 있었고요. 문제제기를 계속 해왔습니다. 평화적인 집회,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집회를 CCTV나 카메라 촬영을 하는 행위는 모두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외국에서는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정부가 찍는 것도 마찬가지고. 삼성이 찍고 감시하는 것도 다 불법입니다.

삼성, 들으셨죠? 삼성은 이와 같은 식의 감시를 당장 중단하기 바랍니다!

 


# 이어말하기 손님 5678 도시철도 노동조합 승무본부장 김태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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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운전하는 일은, 안전하고 쾌적할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하는데, 열차 운행시 힘들고 어려운 점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지하철 5678 서울도시철도 공사 노동자입니다. 노동조합 승무본부장입니다. 100억 가까이 되는 비싼 지하철을 운전합니다. 노동자들 누구나 힘들겠지만, 지하철 기관사도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시민안전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자부심은 느끼지만, 사실 그 동안 도시철도에서 기관사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수도 서울, 혼잡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일하는데 기관사 혼자 타서 일하는 1인 승무를 하고 있습니다. 1인 승무인데, 도시철도는 구간도 길고, 열차 량은 많아 승객도 많고 혼잡도도 높고, 터널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나 서울시는 계속 비용을 우선시하다보니 1인 승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운전도 하고, 뒤에서 차장이 취급하는 출입문, 안내방송, 승객 서비스 등을 모두 다 기관사가 혼자 해야 하는 겁니다. 동시에 계속 열차 운행에 기계적 장치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운전 과정에서 부담은 늘어나고 잇습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게 공황장애,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입니다. 이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도 8명이나 됩니다. 게다가 도시철도는 억압적이고 통제하는 조직문화가 있었습니다. 감시하는 문화가 일상화됐었어요. 그래서 조별로 관리자가 감시하거나, 반장이나 총무와 같은, 직제에도 없는 직위를 만들어서 기관사가 기관사를 감시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기관사들은 운전 업무에 전념을 하게 해야 하는데 각종 실적 경쟁을 시켰던 거죠. 그래서 기관사들이 참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상사고 경험이 큰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실 것 같은데요.

 

스크린 도어가 생기기 전에 사상사고가 많았습니다. 2011년 도시철도에 스크린도어가 도입이 다 된 후에는 사상사고도 거의 없고 투신사고도 없었습니다.

2010년 이전 사상사고를 경험하고, 그게 공황장애로 이어져서 자살하신 분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많아졌어요. 사상사고는 없지만, 출입문 끼임 사고, 열차 정지 위치 정확도 등 부담은 더 높아져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운전이라 편할 것 같지만, 기관차 안에 기계적 장치가 계속 늘어납니다. 기관사실에도 모니터가 증가되고 CCTV도 늘어나고, 승객 경보장치도 울리게 됐지요. 그러니 아주 큰 사상사고는 줄어들었지만, 누적해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가 많아졌습니다.

 

일터에서 발생한 이런 질환에 대해 공사가 치료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요?

 

일터에서 발생하는 건강문제를 함께 염려하고, 치료를 지원하는 회사는 대한민국에 없지요. 게다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은 더욱 불행하지요. 삼성에 노동조합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연대를 통해 노동조합이 삼성에 바로 설 수 있게 하는 것까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업장도 처음에 이 문제를 은폐, 축소하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노동조합이 힘이 약할 때는 은폐되기도 하고 넘어가기도 했죠.

정신질환 관련해서 돌아가신 분이 8명 계시는데, 처음에는 공황장애가 대체 뭔지 몰랐습니다. 맨 처음 공황장애로 자살하신 분이 공황장애를 견디다 못해 동료 열차에 뛰어들어 사망하셨죠. 그래서 노동조합이 이를 적극 문제 제기하고 파헤치고, 이런 문제를 알리고 부각시키면서 기관사 공황장애가 알려지게 된 겁니다. 산재에 적극 대응을 하면서 산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에도 공황장애, 우울증 앓다가 휴직 중에 고향에서 바다에 투신자살한 조합원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승인 받았다가, 재판에서 패소하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이 때까지는 노동조합이 민주노조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는 한 동안은 똑같은 사고나 질병에 대해서 노동조합이 대응을 못 하고, 회사가 은폐 축소하는 것을 노조가 방관했지요. 쉽게 말하면 어용노조였던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 뒤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네 분 다시 연달아 돌아가셨는데, 그 때 복수노조 상태이긴 하지만 저희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장례 투쟁을 벌였습니다. 150일 넘게 천막농성을 통해 결국 합의서를 이끌어냈습니다. 91일간 시청 앞에서 노숙농성도 했습니다. 한겨울이었어요. 그래서 여기도 투쟁이 길어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사실 그 때 사측의 공세가 심하고, 조직적으로 복수노조 상황에서 조합원 차별-진급, 근무평가 등 차별이 심했습니다. 그런데도 기관사들이 자랑스러운 것이 승무본부를 믿고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결국 성과가 나타났지요. 공황장애, 우울증 문제도 드러내고, 사내에서 이를 치료하는 시스템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선거에서 민주노조가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민주노조가 중점을 두고 계신 문제가 있나요?

 

노동 조합 내에 안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또 우리 노조 내부에서 뿐 아니라, 서울지하철 노동조합 등 다른 단위와 연대하는 수준에서 안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해서 안전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지금은 사고가 발생하면 사측에서 알아서 다 조사하고, 처리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개입 주체가 아닌 것처럼 대해왔지요. 이제는 노조도 힘이 생기고 해서 적극 개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산안위, 노동보건국에서도 활동을 하면서 그 동안 활동에 있던 제한을 해소해나가려고 합니다.

 

삼성도 노동조합이 있으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노동조합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관사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있을 때 여러 시민사회 단체나 노동조합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노동조합이 없고, 연대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 자리도 이제야 와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현재 노동조합이 없는 삼성 조건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도, 기관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알리는데, 노동조합이 역할을 한 것입니다. 노동 환경, 회사의 통제적인 조직 문화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유족들은 전혀 모르죠. 그걸 유족을 설득하고 장례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회사는 구두합의도 해줄 수 없다, 해볼테면 해봐라며 배째라 식으로 나왔습니다. 회사 뿐 아니라 어용노조 측 등 다른 외부 압박도 많았습니다. 유족을 볼모로 노조의 이익을 취한다고 공격을 많이 했지요. 그런데 저희도 하는 데까지 하자고 버텼지요. 그래서 결국 박원순 시장을 빈소까지 오게 만들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고, 유족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런 게 노동조합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동조합만의 힘이 아니라, 원칙을 지킨 투쟁의 힘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서울시민으로서 원칙을 지키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원칙을 지키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저희 회사에서 불합리한 실적 경쟁을 강요한 적이 있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기관사들, 안전을 원칙으로 하는 기관사가 오히려 실적이 떨어지는 구조였죠. 현재 지하철은 원래 자동운전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수동 운전을 하지 않습니다. 수동 운전을 하면서 1인 승무를 하면 완전히 녹초가 됩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에너지 절약을 한다는 이유로 수동운전을 시키는 겁니다. 그 에너지 절약분이라는 것도 증명된 바도 없는 것이었죠. 강압적으로 수동운전 시키는 일방적 지시였습니다.

사실 열차는 자동운전용 열차인데, 억지로 수동운전을 하니 열차 상태, 기관사들 몸 상태가 모두 나빠졌죠. 그래서 처음에는 원칙을 지키면서 싸웠는데 실적 경쟁으로 근무평가, 퇴출제도(잠깐 들어왔다가 없어졌는데요)를 들이밀었습니다. 기관사 안전을 담보로 한 것이었죠. 결국 끝까지 원칙을 지켰던 기관사들을 15명을 퇴출시켰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꿋꿋하게 싸웠습니다. 서비스단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뺏고, 해고 되기도 하면서도 7-8년간 노동조합과 함께 하면서 싸워서 결국 전원 복직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통제 시스템이나 실적 경쟁 등이 많이 완화되고 노동환경이 개선되었습니다. 원칙을 지키면 당장은 잠깐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올바른 일은 결국 승리하리라 봅니다. 원칙을 지키는 반올림 동지들도 반드시 승리하리라 생각합니다.

 

기계장치는 늘어나지만, 결국 노동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첨단 시설이니 노동자들은 편하다, 안전하다는 논리가 삼성반도체에서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이런 논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화려한 건물, 이 건물 뒤에 가려진 그늘은 훨씬 더 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최첨단 설비가 도입되고 아무리 기계가 수준이 높아도, 결국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기계는 기계일 뿐입니다. 사람이 점검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기계는 기계일 뿐입니다.

지하철도 마찬가지인데, 기계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이렇게 혼잡도가 높은 곳에서 기계에만 맡겨둘 수가 없습니다. 결국은 안전 인력을 투입하고, 기계와 시스템을 감시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사측만이 아니라, 노동환경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이 이런 체계를 만드는 데 참여해야 합니다.

정말 완벽한 시스템이고, 기계 수준이 높으면 저 높으신 분들이 한 달간 같이 일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관사는 운전 몇 시간 안 한다, 자동운전인데 편하다 얘기를 하는 사장에게 ‘일 주일만 우리랑 같이 일하자’고 하면 그걸 왜 내가 하냐고 합니다.

사용자나 관리자 마인드가 그렇습니다. 자기들과 우리는 신분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스템, 이런 사회 전반을 우리가 감시해야,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나, 그건 결국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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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따끔한 한 마디 해 주십시오.

 

삼성 공화국이라고 합니다. 삼성은 국가와 대항할 정도로 힘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벌과 자본의 탐욕은 끝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삼성의 패악질은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가입률이 10%도 안 됩니다. 삼성이 정말 세계적인 기업이라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노동조합과 협상하고, 함께 경영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저들은 그렇게 하지 않겠지요. 그러니 우리가, 우리 노동자들이 연대투쟁을 통해 삼성이 저런 악질적인 행동을 그만 하도록 막아야 하겠습니다. 거기에 우리 승무본부도 함께 하리라는 것을 삼성 재벌은 똑똑히 기억하라고, 경각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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