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15.12.14]12월 9일 농성 64일차, 이어말하기 72일차 (2) 이하늬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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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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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9일 농성 64일차, 이어말하기 72일차


<두번째 손님 - 미디어오늘 이하늬 기자님>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미디어 오늘에서 일하고 있는 3년차 기자입니다. 첫 2년은 노동 분야를 맡아서 반올림에 대해 많이 썼고, 지금은 미디어팀이라 종편과 조중동을 출입하고 있어요.



미디어팀 일도 중요하네요. 언론 감시도 잘 해주시길 바래요.

“반올림” 하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기자가 되기 전부터 반올림에 관심이 있었고, 꼭 취재하고 싶었어요. 황유미님이 제 또래이기도 하구요.



피해자, 사망자들 중에 저희 또래가 참 많아요. 이런 분들 만나면 어떠셨어요?



회사에서도 너무 힘든 분들만 만나면 너도 힘들지 않냐 걱정하셨는데요.

제일 기억나는 피해자는 저랑 동갑이었던 분인데요. 힘든 얘기도 참 많지만, 정작 기억이 오래 남는 것은 소소한 얘기들이예요. 작업환경에 대해 한참 얘기하다가 잠깐 쉬는 중간에, 정말 또래끼리 나누는 수다를 나눴는데요. 각자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얘기도 하고. 꼭 다시 만나고 싶고, 이런 분들과의 기억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그런 마음이 기사에서 느껴져요. 다른 기자들은 저희 문제를 잘 모르시거나, 너무 복잡해서 그런지 길을 잃기도 하시구요.



저도 많이 헷갈려요. 기자들은 다른 기사를 보면 ‘어, 이게 맞는 걸까?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 반올림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선배들에게 그걸 다시 물어보죠. 반올림이 이렇게 말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얼마 전에 한번 전화를 주셨을 때, 바로 삼성이 만든 그 프레임에 탁 걸려드셨더라구요. 그런데 반올림에 질문을 해 주신게 참 감사해요. 다른 기자들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의심 없이 삼성의 말대로 쓰거든요.



다른 기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는 건 아니예요. 삼성이 2014년에 신문광고만 1천 99억원을 했어요. 그 중에 30퍼센트가 조중동이니까, 한 언론사에 120억 정도를 일년 동안 준거죠. 그런 게 있으니까 기자들이, 아무래도 회사 입장도 있고 하겠죠. 저희도 삼성 광고 있어요.



그럼 회사에서 내부 압력이 있겠네요?



그런 데가 있겠죠. 기사를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기사를 적정한 시기에 내보내지 못하고 계속 밀리는 것도 있고. 기자들이 이런 것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해요.



신문광고만 1천 99억원이면 방송광고는 더 많이 쓰겠네요. 저희 얘기가 2년째 방송에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어요. 외신의 취재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구요. 미디어팀을 맡고 계신다는데, 최근에 다루고 있는 조중동의 문제는 뭔가요?



조중동만의 문제는 아니고, 언론사 전반의 문제 같아요. 기사를 실시간으로 쏟아내려다보니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쓰게 되죠. 이런 경우라 해도 ‘스탠스’가 있기 마련인데, 주로 힘있고 돈있는 쪽의 스탠스를 취하기가 쉬워요. 독자들의 경우 너무 많은 정보들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려워지고요.



바로 그걸 믿고 삼성도 ‘양’으로 승부를 하는 것 같아요. 기자들이 저희 취재를 오시면 앞선 기사들을 읽고 오시나본데요. 잘못된 내용들이 워낙 많으니까 저희가 하나하나 말씀을 다시 해드려야 해요.



그리고, 기자들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 기자들의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일이니까 하나하나 물어보는 것이지만, 반올림 입장에서는 그걸 수백번 되풀이해야 하잖아요. 저도 2년 정도 하니까 좀 알겠던데요. 조금 알만 하니까 옮기게 되어 아쉬워요.



그나마 그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은 나아요. 그런 기자님들에게 이종란 노무사가 2007년 결성부터 얘기를 다 해줍니다. 5분 버전도 있고 1시간 버전도 있어요.



저도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반올림 재해경위서 같은 걸 읽으면 하나도 모르겠는데, 반올림에서 잘 설명해주셔서 많이 배웠어요.



피해자들 사연을 쓰면 데스크에서 ‘슬픈 얘기만 한다고 뭐가 바뀌냐’고 하셔요. 그렇구나 싶어서 또 분석적인 글을 쓰면 ‘이거 어려워서 누가 보냐’고 하시죠. 그런 점이 어렵긴 해요.



기자님의 노동환경은 어때요?



저희 일 많이 해요. 얼마 전에 종편사 기자들의 노동환경을 조사했어요. 기자들은 보통 돈 많이 받으면서 일이 적은 걸 좋아하지 않아요. 종편사 기자들도 그래요. 회사가 보도를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을 싫어해요. JTBC 기자들은 심층취재를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주제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아 신기했어요. 저희 회사도 그런 점에서는 참 좋아요. 돈은 좀 더 주면 좋겠죠.



왜 기자가 되려고 하셨나요? 어떤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저희 집이 한겨레신문을 보았거든요. 그때 기사가 하나 나온 게 ‘마지막 사형수’였어요. 이 사람이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이고, 회사에서 임금을 주지 않아 항의했으나 장애인이라고 무시당하고, 이 사실에 좌절해서 여의도에서 막 운전을 하고 다니다가 학생 두 명이 치어 죽었어요.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사형을 당한다는 기사였어요. 이런 기사도 있구나 했죠.


기자를 준비할 때, 저는 여기저기 마구 넣는 것이 아니라 딱 가고 싶은 곳만 원서를 넣었어요. 다들 그러면 안된다고 했지만, 저희 회사에서는 바로 이런 점을 좋게 보셨는지 뽑아주시더라구요.



아버님도 녹색평론을 읽으시는 분 같던데요



저보고 ‘필사해라’면서 녹색평론 글을 막 주시고 그래요. ‘네 기사는 별로다. 한겨레 기사가 더 좋다’라는 말씀도 막 하시고.


여기 오기 전에 제가 쓴 반올림 기사를 보았더니, 감정을 너무 많이 담았더라구요. ‘다행히 병에 걸리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피해자나 반올림 입장의 감정을 많이 담았더군요. 좀 반성이 되었어요.



저희는 그래서 좋아요.



삼성 홍보팀은 저에게도 참 잘하세요. 늘 웃으면서 기자님 기자님, 이러고, 같이 차도 마시고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보도자료는 안보내줘요. 보내다가 끊은 거죠. 선배한테 ‘왜 그럴까요’ 물어보니까 ‘너 바보냐. 삼성은 우리한테 보도자료 안 줘’ 하더군요. 기자들에게도 이러니 피해자들에게는 어떻게 할까 짐작이 갑니다. 보도자료 보내주면 좋겠어요.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아무 자료를 주지 않는 삼성. 자기들 입맛대로 써주는 기자들에게만 보도자료를 보내는 삼성, 바뀌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