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살 청년의 무참한 죽음을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떠올려보셨습니까?
그런 죽음은 의원님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관심이 없으십니까?
아들을 참혹하게 보내고, 슬픔을 달랠 겨를도 없이 뛰어다니시는 그 어머님이
‘내 아들처럼 또 다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환노위가 열리는 내내 산안법 통과시켜달라고 국회에 계셨는데,
어머님을 밖에 두고도 위험작업 도급금지를 반대하고, 산재기업주 처벌강화에도 반대하셨다니 정말 기가 막힐 뿐입니다.
산안법 법조문이 많아서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구요? 사실입니까?
문송면님과 원진레이온 집단직업병 사건 후에 산안법이 만들어진지 28년만에 제대로 개정되는 법입니다.
처음인가요? 이미 대부분의 내용들이 18대, 19대 국회 때 논의되었던 것 아닌가요?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그 일 하라고 월급받는 분들이 지금까지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구요?
그렇게 미적거린 두 달 동안 산재로 돌아가신 분만 400분에 달합니다.
‘노동계의 의견 뿐만 아니라, 재계의 의견도 들어야’한다는 자유한국당 의원님들.
영국처럼 ‘기업살인법’을 제정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너무 위험하고,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작업의 외주화를 좀 막고, 사람이 죽었는데 몇 백만원 벌금내고 끝내는 지금 같은 상황을 바꾸자는 겁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그냥 다 인정하지 말고, 따져보고 인정해도 하자는 겁니다.
30년 만에 개정하는 산안법이 너무 초라해서 노동안전활동가들이 모두 실망스러워했지만,
시간을 벌고, 분노가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시는 거라면 이번에는 그 기대대로 되지 않도록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저는 김용균 님의 무참한 죽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우리 사회가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 -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