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앞당기도록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아래 서명한 우리들은 삼성전자의 상속자인 이재용에게 촉구한다.
10월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출되기 전에 반올림과 직업병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재개하라.
[이재용: 대를 이은 왕좌]
10월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는 이재용씨의 대관식과도 같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길러진 사람이다. 하지만 세계 최첨단 기업의 상속자치고는 그의 이력은 매우 빈약하며 논란도 많다. 그나마 갖고 있는 이력마저도 개인적인 실패, (법적 책임을 회피한) 정치적 편의주의, 그리고 불법기업 행위로 얼룩져 있다.
한마디로 이제 이씨는 240조원 규모의 기업을 물려받게 됐다. 1996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계열사의 전환 사채를 헐값에 구매하면서 시작하여 20년 동안 이어왔던 복잡하고도 불법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달성한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20년 동안 이씨의 사업 경력으로 알려진 것은 파산한 인터넷 벤처가 고작이다. 그나마 그 손실은 삼성 계열사들이 부담했다. 또한 그는 회사 경영자로서 신탁의 의무를 저버렸다. 2012년 이씨는 삼성전자 이사회 부회장이 아닌 삼성전자의 부회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기업 부회장”이라는 명목적 직책을 이용, 이해 당사자나 주주와 무관하게 전횡을 일삼아왔다.
[이재용의 대관식, 누군가의 고통]
이씨가 삼성 이사회에 앉는다는 것은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먼저, 2014년 심장마비 이후 유고 상태인 이건희로부터 이씨에게 경영이 세습되었다는 신호다. 한편, 화재위험이 있는 배터리를 내장한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대량 리콜에 대한 염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갤럭시 노트7의 실패는 이미 이씨의 관할 하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사태로 삼성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얼마나 심하게 압박을 받아왔는지 명백히 확인되었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생산을 그룹 계열사인 삼성 SDI와 중국 업체에 각각 맡겼다. 지금까지 화재가 나거나 폭발한 배터리는 모두 삼성 SDI제품이다. 리콜 전에 생산된 갤럭시 노트7의 65%는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하였다.
삼성SDI는 1999년 이래로 상습적으로 노동조합 조직화를 좌절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인력 35%를 감축했다. 불량 배터리는 노동자를 몰아부친 결과인 셈이다.
[삼성의 반노동정책은 전지구적 문제]
사실 삼성은 이해당사자들에게는 불성실한 대표자인 동시에 무노조 정책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무자비한 고용주이기도 하다. 노조결성을 떡잎부터 잘라내기 위한 신체적/정신적 괴롭힘, 도청, 뇌물, 일방적 해고 등의 불법 행위를, 삼성은 두 세대에 걸쳐 자행해 왔다.
거대기업 삼성의 반노동 정책은 더 이상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의 공급사슬은 전세계에 걸쳐 150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독립적인 연구 및 조사들을 통하여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안전을 고의로 무시한 점, 아동 노동을 사용한 점, 일상적으로 노동학대를 자행한 점 등이 비난받아 왔다. 국제노총 (ITUC)의 적절한 지적대로, 삼성은 ‘기술은 현대적인데 노동조건은 중세적인 기업’ 이다.
[삼성의 심장부에 있는 반올림 투쟁]
이 성명서를 작성하는 바로 지금, 삼성에 맞선 목소리가 서울 강남의 삼성전자 홍보관 앞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2015년 10월 7일 이후 반올림과 그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는1) 삼성 반도체 및 LCD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내실있고 진정어린 사과와 2)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충분하고 투명한 보상이다.
2016년 9월 현재, 반올림에 제보해온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수는 총 224명이다. 이들은 백혈병,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에 걸렸고, 그 중 76명은 사망했다.
반올림 요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삼성이 2015년 10월 일방적으로 대화를 단절하고 자체 보상안을 시작하기 전까지 행했던 약속을 다시 실천하라는 것이다.
삼성 피해자들의 삶은 서로 닮아있기에 가슴 아프다. 대부분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가계를 돕기 위해 삼성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소도시나 지방 출신 여고생들이었다. 그들은 꿈을 짓밟혔고, 목숨을 잃거나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2013년 이래로 5만 명의 여학생을 고용했다는 사실은 공포스럽다. 한국의 삼성 동료들이 한 때 그랬던 것처럼, 이들 베트남 노동자들도 삼성의 LCD와 스마트폰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주 6일을 일하고 있다.
[대화하라]
반올림의 요구에 삼성이 어떻게 대답하느냐는 앞으로 세계적인 공급사슬 내의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임이 분명하다.
이재용씨에게 기업 지도자로서의 결점이나 권력 승계를 위해 자행한 삼성의 불법행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등기임원 선출은 그가 새출발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씨가 과거와 단절하고 진정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이행해가겠다는 약속의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에 우리는 이재용씨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반올림과 대화를 재개하라. 둘째, 노동자 권리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개 약속을 하라.
아직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하지 못한 상속자로서, 위의 약속은 이재용씨가 지금 해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그가 이런 요구에조차 응하지 못한다면, 그가 세계 최대의 기술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도 괜찮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이 최소한의 요구에 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노동자, 시민, 활동가, 기관투자자-과 함께 이재용의 삼성 임원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2016년 10월 7일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앞당기도록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아래 서명한 우리들은 삼성전자의 상속자인 이재용에게 촉구한다.
10월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출되기 전에 반올림과 직업병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재개하라.
[이재용: 대를 이은 왕좌]
10월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는 이재용씨의 대관식과도 같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길러진 사람이다. 하지만 세계 최첨단 기업의 상속자치고는 그의 이력은 매우 빈약하며 논란도 많다. 그나마 갖고 있는 이력마저도 개인적인 실패, (법적 책임을 회피한) 정치적 편의주의, 그리고 불법기업 행위로 얼룩져 있다.
한마디로 이제 이씨는 240조원 규모의 기업을 물려받게 됐다. 1996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계열사의 전환 사채를 헐값에 구매하면서 시작하여 20년 동안 이어왔던 복잡하고도 불법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달성한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20년 동안 이씨의 사업 경력으로 알려진 것은 파산한 인터넷 벤처가 고작이다. 그나마 그 손실은 삼성 계열사들이 부담했다. 또한 그는 회사 경영자로서 신탁의 의무를 저버렸다. 2012년 이씨는 삼성전자 이사회 부회장이 아닌 삼성전자의 부회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기업 부회장”이라는 명목적 직책을 이용, 이해 당사자나 주주와 무관하게 전횡을 일삼아왔다.
[이재용의 대관식, 누군가의 고통]
이씨가 삼성 이사회에 앉는다는 것은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먼저, 2014년 심장마비 이후 유고 상태인 이건희로부터 이씨에게 경영이 세습되었다는 신호다. 한편, 화재위험이 있는 배터리를 내장한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대량 리콜에 대한 염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갤럭시 노트7의 실패는 이미 이씨의 관할 하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사태로 삼성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얼마나 심하게 압박을 받아왔는지 명백히 확인되었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생산을 그룹 계열사인 삼성 SDI와 중국 업체에 각각 맡겼다. 지금까지 화재가 나거나 폭발한 배터리는 모두 삼성 SDI제품이다. 리콜 전에 생산된 갤럭시 노트7의 65%는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하였다.
삼성SDI는 1999년 이래로 상습적으로 노동조합 조직화를 좌절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인력 35%를 감축했다. 불량 배터리는 노동자를 몰아부친 결과인 셈이다.
[삼성의 반노동정책은 전지구적 문제]
사실 삼성은 이해당사자들에게는 불성실한 대표자인 동시에 무노조 정책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무자비한 고용주이기도 하다. 노조결성을 떡잎부터 잘라내기 위한 신체적/정신적 괴롭힘, 도청, 뇌물, 일방적 해고 등의 불법 행위를, 삼성은 두 세대에 걸쳐 자행해 왔다.
거대기업 삼성의 반노동 정책은 더 이상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의 공급사슬은 전세계에 걸쳐 150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독립적인 연구 및 조사들을 통하여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안전을 고의로 무시한 점, 아동 노동을 사용한 점, 일상적으로 노동학대를 자행한 점 등이 비난받아 왔다. 국제노총 (ITUC)의 적절한 지적대로, 삼성은 ‘기술은 현대적인데 노동조건은 중세적인 기업’ 이다.
[삼성의 심장부에 있는 반올림 투쟁]
이 성명서를 작성하는 바로 지금, 삼성에 맞선 목소리가 서울 강남의 삼성전자 홍보관 앞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2015년 10월 7일 이후 반올림과 그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는1) 삼성 반도체 및 LCD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내실있고 진정어린 사과와 2)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충분하고 투명한 보상이다.
2016년 9월 현재, 반올림에 제보해온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수는 총 224명이다. 이들은 백혈병,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에 걸렸고, 그 중 76명은 사망했다.
반올림 요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삼성이 2015년 10월 일방적으로 대화를 단절하고 자체 보상안을 시작하기 전까지 행했던 약속을 다시 실천하라는 것이다.
삼성 피해자들의 삶은 서로 닮아있기에 가슴 아프다. 대부분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가계를 돕기 위해 삼성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소도시나 지방 출신 여고생들이었다. 그들은 꿈을 짓밟혔고, 목숨을 잃거나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2013년 이래로 5만 명의 여학생을 고용했다는 사실은 공포스럽다. 한국의 삼성 동료들이 한 때 그랬던 것처럼, 이들 베트남 노동자들도 삼성의 LCD와 스마트폰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주 6일을 일하고 있다.
[대화하라]
반올림의 요구에 삼성이 어떻게 대답하느냐는 앞으로 세계적인 공급사슬 내의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임이 분명하다.
이재용씨에게 기업 지도자로서의 결점이나 권력 승계를 위해 자행한 삼성의 불법행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등기임원 선출은 그가 새출발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씨가 과거와 단절하고 진정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이행해가겠다는 약속의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에 우리는 이재용씨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반올림과 대화를 재개하라. 둘째, 노동자 권리와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개 약속을 하라.
아직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하지 못한 상속자로서, 위의 약속은 이재용씨가 지금 해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그가 이런 요구에조차 응하지 못한다면, 그가 세계 최대의 기술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도 괜찮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이 최소한의 요구에 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노동자, 시민, 활동가, 기관투자자-과 함께 이재용의 삼성 임원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2016년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