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촉구
반올림 농성 269일차(7월1일) 이어말하기
- 이야기 손님: 인권운동사랑방 최은아
- 사회: 이종란
-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U3rbJL1NocY&index=1&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이종란) 삼성 직업병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반올림 노숙농성이 269일을 맞았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장마비가 내리는 가운데 하게 되었는데요. 오늘 이어말하기 손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최은아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은아) 반갑습니다.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종란) 장마비가 오는데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오시면 76개의 고무신 안에 꽃이 심겨있어요. 추모를 위한 솟대도 76개구요. 비가 와서 오늘은 비닐만 보시게 되었네요.
오늘 최은아님과 나눌 얘기는 작년 저희 농성 시작 한달 뒤 즈음에 있었던 ‘민중 총궐기’ 때 경찰이 쏜 물포에 맞아서 쓰러지신 뒤 중환자실에서 지금까지 사경을 헤매고 계시는 백남기 농민의 이야기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입니다. 아직 뚜렷한 정부의 대책은 없는 듯 한데, 좀 자세히 말씀 부탁드려요.
최은아) 너무 늦게 와서 송구한 마음이 들어요. 작년 11월 13일 민중총궐기에 박근혜 정부 아래서 도저히 못살겠다 싶어서 전국에서 13만명 정도가 서울로 올라왔어요. 세월호 문제도 여전히 있었고, 농민들도 생존권을 외치며 많은 분들이 올라왔어요. 주최측은 집회를 신고했으나 경찰은 신고를 받아주지 않고 금지를 했어요. 그리고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에 가는 모든 길을 차벽으로 막았구요. 종로에서는 사람들이 차벽에 스티커나 피켓을 붙이는 상황에서 경찰이 물포를 쏘았습니다. 종로 1가에서 백남기 농민은 정면으로 물포를 맞았습니다. 그 일로 뇌출혈이 생겨 231일째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가족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 백남기님은 심장만 뛰고 있는 위독한 상태입니다.
이에 인권단체들이 이날의 문제를 보고서로 만들었습니다. 물포 사용도 참 문제인데, 그날 물포는 그냥 물포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비판하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물포를 쓰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경찰은 집회에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쏜 것이고 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백남기님을 비롯하여 시위대가 불법행위를 한 거라며 피해자를 범법자 취급하고 있습니다. 물포에 대해 한국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관련자를 형사고발 했지만 7개월 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고,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도 아무 답이 없어요.
저희가 보고서를 쓰면서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해외에서도 물포 피해 사례가 있어서 국제 심포지움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독일의 경우 2010년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신축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경찰의 물포에 맞아 피해를 입은 분(바그너씨)이 있었는데, 행정소송으로 경찰이 잘못했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가해자들이 검찰이랑 한통속이라 5년이나 끌었는데 이들은 형사법정에서는 아주 약한 처벌을 받았어요. 물포 심포지움에서 독일 디이터 라이헤르테 전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이런 얘기를 하셨을 때 백남기 농민의 가족이 ‘독일에서 5년이나 걸렸으면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걸려야하나’라고 한탄하셨어요. 물포로 집회참가자가 실명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영국도 독일의 물포를 중고로 구입했거든요. 영국은 안전성 검토를 해보니 안전하지 않더라는 결론을 내서 물포를 쓰지 않기로 했어요. 이미 구입을 했는데 1년 4개월 동안 검토해서 사용하지 않기로 한 거죠.

이종란) 한국 경찰의 과잉대응, 국가폭력에 대해 한국 정부에게 서한을 전달한다든지 법적인 대응을 하셨는지요? 심포지움 뿐 아니라 다른 대응도 소개해주세요.
최은아) 당시 경찰력이 얼마나 위법했는지 실태와 문제를 정리한 보고서를 냈구요. 물포 사용 문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어요. 예전에도 물포 피해로 한분은 뇌진탕, 한분은 고막파열이 있었어요. 2011년도 FTA 집회 때 일이었어요. 헌법재판소는 물포 사용에 관해 합헌이라고 했어요. 위험하긴 한데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헌의 이유였어요. 문제는 지금 현재 물포 사용이 완벽하게 경찰의 재량 하에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집회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금지를 하잖아요? 그때 우리는 행정소송을 할 수 있어요. 즉 경찰이 금지 판단을 했더라도 저희가 가처분 소송을 해서 이기면 집회를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물포의 경우 경찰이 경직법, 살수차사용지침을 통해 모든 재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통제가 필요하다고 본 거죠. 그밖에도 민변과 가족분들이 강신명 경찰청장등을 형사고발했고, 손해배상청구 등을 했어요. 그리고 해외 활동가들에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독일과 영국에서도 뭘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부탁해두었구요.
이종란) 속상합니다.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농민이자 세월호 문제를 공감한 사람으로서 집회에 참가했을 뿐이었는데, 그 이유 때문에 무자비하게 물포를 쏘고 중태에 빠지게 하고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니.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에도 많은 민중항쟁에서도 그렇고 87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서 죽고 경찰폭력에 희생된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최근 유성 노동자들이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신고를 했음에도 고공농성을 했다는 이유로 폭력적으로 끌려내려왔구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시간에 폭력을 자행하고 그러고도 무책임하게 시간을 끌면서 아무것도 안하니 정말 답답합니다.
이종란) 세월호 문제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어제 오늘 초미의 관심이 청와대가 KBS에 개입한 문제인데요.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했던 건데요.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정말로 드러난 건 80년대 보도지침 이래 30년만에 처음이라 하더군요.
최은아) 민주국가의 전제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거리로 나오면 집시법으로 막고, 언론의 자유도 권력이 막고, 이런 것은 대단히 민주적이지 않은 사회의 단면입니다. 지금의 정부는 굉장히 권위적이며 자기 의지를 관철하려는 의지만 있어서 자기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대통령 혼자만 있는 것처럼 국민들의 존재는 까맣게 잊고요.
이종란) 저희도 농성이 이렇게 길어지고 삼성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어요. 백남기 농민의 가족도 그러실 것 같아요. 막막하고요. 지금 이분들도 231일째 농성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희가 가보질 못해서 죄송하네요.
최은아) 한번 초청해서 교류하시면 좋겠는데요. 아직은 조심스러워요. 참 영국의 경우 물포가 무차별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었는데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차별하게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이 사건 이후에 지난 6월 17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마이나 키아이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의 집회 시위의 자유에 대해 방문하여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물포 사용을 재고하라는 권고를 한국 정부에게 냈어요.
그런데 한국 경찰이 유엔 인권이사회가 진행되는 제네바로 세 명이나 사람을 보내서 특별보고관에게 권고를 약하게 해달라고 로비를 했어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특별보고관이 한국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정부가 발언을 했는데요. 가관이예요. 2015년에 경찰은 물포를 네 번만 사용했다고 했어요.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라는 주장인데, 횟수가 네 번이면 뭐해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하루 동안 사용한 물포를 통해 쏟아낸 물의 리터가 2014년 사용된 리터보다 24배이거든요. 그리고 최근 경찰이 물포 사용에 대해 입장을 냈어요. 물포 안에서 바깥을 볼 수 있는 화면이 너무 작어서 문제가 생겼으니 화상도를 높이겠다고 했어요. 물포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안했어요. 최근에 경찰은 물포 사용의 안전성을 셀프 테스트를 했어요. 그 결과는 안전성 문제를 회피하고 싶다는 말밖에 안되는 거예요. 자기들이 딱 만든 실험 공간 안에 건장한 남성을 대상으로 ‘1000rpm(물살세기)을 하니 충격이 없었다. 2천rpm은 견딜만하다’ 이런 식의 말도 안되는 결과를 냈어요. 국회청문회를 통해 경찰폭력의 진실이 밝혀져야 해요.
이종란) 물포만이 아니라 최루액도 쏘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죠. 경찰이 사람을 겨냥해서 물포를 쏜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겪었는데 이런 보고서를 냈군요. 경찰이 사람의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네요. 우리가 이 문제에 눈감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서 다시는 국가폭력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백남기 농민 너무 오랫동안 중환자실에서 심장만 뛰고 있다는데 기적같이 벌떡 일어나시길 빕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반드시 꼭 책임져야할 윗선이 책임을 지도록 만들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농성하는 이유도 대한민국에서 정부와 기업이 국민들을 더 귀하게 여기고 노동자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야 할 가장 큰 책임을 가진 두 주체가 오히려 인권을 무시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것 때문입니다. 저희 농성은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수백 수천종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다가 병에 걸려서 76분이나 돌아가셨기 때문 이예요. 그런데 삼성이 사과 한마디 안하고 있어서 농성을 하는 거예요. 처벌은 고사하고 사과 한마디, 최소한의 공정한 보상을 안하고 있어요. 권오현 대표이사가 2년전 유감표명을 하고 성실히 대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거죠.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부탁드려요. 혹은 싸우고 있는 가족들과 활동가들에게 연대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최은아) 일단 연대의 한마디, 건강하세요. 길게 투쟁하려면 자기 몸과 서로를 챙기면서 건강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뉴스로만 언뜻 듣다가 농성장에 오니까 느낌이 또 다르고... 여기 계신 분들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 화초를 키우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삼성은요. 이 나라가 삼성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냐는 말들도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저희가 예전엔 야간에 집회를 못하게 했다가 여러 사람들이 애써서 야간에 집회를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당시 보수언론이나 정부가 야간집회 허용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호도했어요. 하지만 아니거든요. 우리는 야간에도 집회를 평화롭게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삼성이 없으면 사회가 망할까요? 그런 게 아니라 삼성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히려 나라가 위태로워질 거예요. 그걸 못 보는 분들이 계세요. 삼성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행복하지 못한데 그들이 만드는 물건들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까요? 우리 사회의 부가 누군가의 생명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거라면, 그건 기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봐요. 삼성 없어도 우리 잘 살 수 있다, 삼성 없어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먹고 살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그런 믿음이 있어야 권력자들에 맞서서 더 자신 있게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이종란) 정말 중요한 기초 질문을 안드렸네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오셨는데 사랑방에서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심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인권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권운동사랑방 소개 부탁드려요.
최은아) 6명의 활동가들이 상임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로 21년째 되었어요. 인권운동을 돌아보면서 20주년 때 워크샵이나 토론회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20년 어떻게 인권운동을 하고 싶은지 고민을 엄청 했어요. 그 내용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행동하는 데 기운을 불어넣는 일을 하자는 거예요. 안산 지역에서 노동자를 만난다든가, 다양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조직하는 일에 관심이 있어요.
이종란) 유성 투쟁에 가면 사랑방의 명숙님이 자주 계시더라구요. 저는 반올림 활동 전에 노동조합 일을 했는데, 당시 인권운동가와 노동조합 운동가들이 자주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노동법 관련해서 인권운동가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조직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노동자들이 자기의 인권에 대해 더 감수성 있게 말하도록, 그렇게 하는 게 안전 문제에서도 중요하거든요. 사랑방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궂은 날씨에 이렇게 와주신 것도 감사하구요. 우리 최은아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국가폭력에 맞선 투쟁 앞으로도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며 오늘 이어말하기 마치겠습니다.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촉구
반올림 농성 269일차(7월1일) 이어말하기
- 이야기 손님: 인권운동사랑방 최은아
- 사회: 이종란
-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U3rbJL1NocY&index=1&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이종란) 삼성 직업병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반올림 노숙농성이 269일을 맞았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장마비가 내리는 가운데 하게 되었는데요. 오늘 이어말하기 손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최은아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은아) 반갑습니다.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종란) 장마비가 오는데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오시면 76개의 고무신 안에 꽃이 심겨있어요. 추모를 위한 솟대도 76개구요. 비가 와서 오늘은 비닐만 보시게 되었네요.
오늘 최은아님과 나눌 얘기는 작년 저희 농성 시작 한달 뒤 즈음에 있었던 ‘민중 총궐기’ 때 경찰이 쏜 물포에 맞아서 쓰러지신 뒤 중환자실에서 지금까지 사경을 헤매고 계시는 백남기 농민의 이야기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입니다. 아직 뚜렷한 정부의 대책은 없는 듯 한데, 좀 자세히 말씀 부탁드려요.
최은아) 너무 늦게 와서 송구한 마음이 들어요. 작년 11월 13일 민중총궐기에 박근혜 정부 아래서 도저히 못살겠다 싶어서 전국에서 13만명 정도가 서울로 올라왔어요. 세월호 문제도 여전히 있었고, 농민들도 생존권을 외치며 많은 분들이 올라왔어요. 주최측은 집회를 신고했으나 경찰은 신고를 받아주지 않고 금지를 했어요. 그리고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에 가는 모든 길을 차벽으로 막았구요. 종로에서는 사람들이 차벽에 스티커나 피켓을 붙이는 상황에서 경찰이 물포를 쏘았습니다. 종로 1가에서 백남기 농민은 정면으로 물포를 맞았습니다. 그 일로 뇌출혈이 생겨 231일째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가족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 백남기님은 심장만 뛰고 있는 위독한 상태입니다.
이에 인권단체들이 이날의 문제를 보고서로 만들었습니다. 물포 사용도 참 문제인데, 그날 물포는 그냥 물포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비판하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물포를 쓰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경찰은 집회에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쏜 것이고 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백남기님을 비롯하여 시위대가 불법행위를 한 거라며 피해자를 범법자 취급하고 있습니다. 물포에 대해 한국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관련자를 형사고발 했지만 7개월 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고,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도 아무 답이 없어요.
저희가 보고서를 쓰면서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해외에서도 물포 피해 사례가 있어서 국제 심포지움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독일의 경우 2010년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신축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경찰의 물포에 맞아 피해를 입은 분(바그너씨)이 있었는데, 행정소송으로 경찰이 잘못했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가해자들이 검찰이랑 한통속이라 5년이나 끌었는데 이들은 형사법정에서는 아주 약한 처벌을 받았어요. 물포 심포지움에서 독일 디이터 라이헤르테 전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이런 얘기를 하셨을 때 백남기 농민의 가족이 ‘독일에서 5년이나 걸렸으면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걸려야하나’라고 한탄하셨어요. 물포로 집회참가자가 실명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영국도 독일의 물포를 중고로 구입했거든요. 영국은 안전성 검토를 해보니 안전하지 않더라는 결론을 내서 물포를 쓰지 않기로 했어요. 이미 구입을 했는데 1년 4개월 동안 검토해서 사용하지 않기로 한 거죠.
이종란) 한국 경찰의 과잉대응, 국가폭력에 대해 한국 정부에게 서한을 전달한다든지 법적인 대응을 하셨는지요? 심포지움 뿐 아니라 다른 대응도 소개해주세요.
최은아) 당시 경찰력이 얼마나 위법했는지 실태와 문제를 정리한 보고서를 냈구요. 물포 사용 문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어요. 예전에도 물포 피해로 한분은 뇌진탕, 한분은 고막파열이 있었어요. 2011년도 FTA 집회 때 일이었어요. 헌법재판소는 물포 사용에 관해 합헌이라고 했어요. 위험하긴 한데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헌의 이유였어요. 문제는 지금 현재 물포 사용이 완벽하게 경찰의 재량 하에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집회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금지를 하잖아요? 그때 우리는 행정소송을 할 수 있어요. 즉 경찰이 금지 판단을 했더라도 저희가 가처분 소송을 해서 이기면 집회를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물포의 경우 경찰이 경직법, 살수차사용지침을 통해 모든 재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통제가 필요하다고 본 거죠. 그밖에도 민변과 가족분들이 강신명 경찰청장등을 형사고발했고, 손해배상청구 등을 했어요. 그리고 해외 활동가들에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독일과 영국에서도 뭘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부탁해두었구요.
이종란) 속상합니다.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농민이자 세월호 문제를 공감한 사람으로서 집회에 참가했을 뿐이었는데, 그 이유 때문에 무자비하게 물포를 쏘고 중태에 빠지게 하고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니.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에도 많은 민중항쟁에서도 그렇고 87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서 죽고 경찰폭력에 희생된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최근 유성 노동자들이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신고를 했음에도 고공농성을 했다는 이유로 폭력적으로 끌려내려왔구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시간에 폭력을 자행하고 그러고도 무책임하게 시간을 끌면서 아무것도 안하니 정말 답답합니다.
이종란) 세월호 문제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어제 오늘 초미의 관심이 청와대가 KBS에 개입한 문제인데요.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했던 건데요.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정말로 드러난 건 80년대 보도지침 이래 30년만에 처음이라 하더군요.
최은아) 민주국가의 전제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모이고 행동할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거리로 나오면 집시법으로 막고, 언론의 자유도 권력이 막고, 이런 것은 대단히 민주적이지 않은 사회의 단면입니다. 지금의 정부는 굉장히 권위적이며 자기 의지를 관철하려는 의지만 있어서 자기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대통령 혼자만 있는 것처럼 국민들의 존재는 까맣게 잊고요.
이종란) 저희도 농성이 이렇게 길어지고 삼성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어요. 백남기 농민의 가족도 그러실 것 같아요. 막막하고요. 지금 이분들도 231일째 농성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희가 가보질 못해서 죄송하네요.
최은아) 한번 초청해서 교류하시면 좋겠는데요. 아직은 조심스러워요. 참 영국의 경우 물포가 무차별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었는데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차별하게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이 사건 이후에 지난 6월 17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마이나 키아이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의 집회 시위의 자유에 대해 방문하여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물포 사용을 재고하라는 권고를 한국 정부에게 냈어요.
그런데 한국 경찰이 유엔 인권이사회가 진행되는 제네바로 세 명이나 사람을 보내서 특별보고관에게 권고를 약하게 해달라고 로비를 했어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특별보고관이 한국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정부가 발언을 했는데요. 가관이예요. 2015년에 경찰은 물포를 네 번만 사용했다고 했어요.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라는 주장인데, 횟수가 네 번이면 뭐해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하루 동안 사용한 물포를 통해 쏟아낸 물의 리터가 2014년 사용된 리터보다 24배이거든요. 그리고 최근 경찰이 물포 사용에 대해 입장을 냈어요. 물포 안에서 바깥을 볼 수 있는 화면이 너무 작어서 문제가 생겼으니 화상도를 높이겠다고 했어요. 물포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안했어요. 최근에 경찰은 물포 사용의 안전성을 셀프 테스트를 했어요. 그 결과는 안전성 문제를 회피하고 싶다는 말밖에 안되는 거예요. 자기들이 딱 만든 실험 공간 안에 건장한 남성을 대상으로 ‘1000rpm(물살세기)을 하니 충격이 없었다. 2천rpm은 견딜만하다’ 이런 식의 말도 안되는 결과를 냈어요. 국회청문회를 통해 경찰폭력의 진실이 밝혀져야 해요.
이종란) 물포만이 아니라 최루액도 쏘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죠. 경찰이 사람을 겨냥해서 물포를 쏜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겪었는데 이런 보고서를 냈군요. 경찰이 사람의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네요. 우리가 이 문제에 눈감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서 다시는 국가폭력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백남기 농민 너무 오랫동안 중환자실에서 심장만 뛰고 있다는데 기적같이 벌떡 일어나시길 빕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반드시 꼭 책임져야할 윗선이 책임을 지도록 만들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농성하는 이유도 대한민국에서 정부와 기업이 국민들을 더 귀하게 여기고 노동자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야 할 가장 큰 책임을 가진 두 주체가 오히려 인권을 무시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것 때문입니다. 저희 농성은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수백 수천종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다가 병에 걸려서 76분이나 돌아가셨기 때문 이예요. 그런데 삼성이 사과 한마디 안하고 있어서 농성을 하는 거예요. 처벌은 고사하고 사과 한마디, 최소한의 공정한 보상을 안하고 있어요. 권오현 대표이사가 2년전 유감표명을 하고 성실히 대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거죠.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부탁드려요. 혹은 싸우고 있는 가족들과 활동가들에게 연대의 한마디 부탁드려요.
최은아) 일단 연대의 한마디, 건강하세요. 길게 투쟁하려면 자기 몸과 서로를 챙기면서 건강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뉴스로만 언뜻 듣다가 농성장에 오니까 느낌이 또 다르고... 여기 계신 분들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 화초를 키우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삼성은요. 이 나라가 삼성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냐는 말들도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저희가 예전엔 야간에 집회를 못하게 했다가 여러 사람들이 애써서 야간에 집회를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당시 보수언론이나 정부가 야간집회 허용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호도했어요. 하지만 아니거든요. 우리는 야간에도 집회를 평화롭게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삼성이 없으면 사회가 망할까요? 그런 게 아니라 삼성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히려 나라가 위태로워질 거예요. 그걸 못 보는 분들이 계세요. 삼성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행복하지 못한데 그들이 만드는 물건들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까요? 우리 사회의 부가 누군가의 생명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거라면, 그건 기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봐요. 삼성 없어도 우리 잘 살 수 있다, 삼성 없어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먹고 살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그런 믿음이 있어야 권력자들에 맞서서 더 자신 있게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이종란) 정말 중요한 기초 질문을 안드렸네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오셨는데 사랑방에서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심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인권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권운동사랑방 소개 부탁드려요.
최은아) 6명의 활동가들이 상임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로 21년째 되었어요. 인권운동을 돌아보면서 20주년 때 워크샵이나 토론회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20년 어떻게 인권운동을 하고 싶은지 고민을 엄청 했어요. 그 내용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행동하는 데 기운을 불어넣는 일을 하자는 거예요. 안산 지역에서 노동자를 만난다든가, 다양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조직하는 일에 관심이 있어요.
이종란) 유성 투쟁에 가면 사랑방의 명숙님이 자주 계시더라구요. 저는 반올림 활동 전에 노동조합 일을 했는데, 당시 인권운동가와 노동조합 운동가들이 자주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노동법 관련해서 인권운동가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조직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노동자들이 자기의 인권에 대해 더 감수성 있게 말하도록, 그렇게 하는 게 안전 문제에서도 중요하거든요. 사랑방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해요. 궂은 날씨에 이렇게 와주신 것도 감사하구요. 우리 최은아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국가폭력에 맞선 투쟁 앞으로도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며 오늘 이어말하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