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알림 [2021.4.27][연대발언] 폐암에 이어 백혈병까지, 급식실 산업재해는 끝이 없다! 경기도 내 학급급식실 집단 산업재해 고발 기자회견

반올림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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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란 상임활동가

 

마음이 착잡합니다.


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에게서 폐암, 백혈병 등 직업성 암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작에 발생했었는데, 폐암으로 목숨을 잃고 세상을 떠난지 몇 년 이후에야 뒤늦게 그것이 일터의 발암물질 노출로 인해 생긴 직업성 암 이라는 것을 인정받았습니다. 매우 늦었지만 이제라도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라도 아픈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산재보상을 받고 쾌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여기 경기도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해 경기도 교육청이 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의 집단 산재신청의 책임이 있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폐암의 원인이 고온의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 때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조리흄에 섞여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 연구소에서 지정한 백혈병 유발 발암물질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집단 산재신청을 하는 조리원 중에는 백혈병에 걸리신 분도 계시던데, 조리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된 만큼 더 이상 조사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근로복지공단은 신속하게 산재인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폐암의 경우도 앞선 인정 사례가 있는만큼 신속한 보상을 통해 치료비와 생계비 걱정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가 자신의 책무를 다 해야 합니다.

 

또한 산재인정을 넘어 노동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조리흄이 발암물질이라지만, 국소배기장치와 환기시설등을 제대로 미리 갖추었더라면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한 노동자의 목숨은, 하나의 생명은 온 우주와도 같다는 생각으로 단 한명이라도 건강에 지장이 없는 안전한 일터를 미리 구현했더라면 소중한 이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동부와 경기도 교육청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해야합니다. 급식실 종사노동자는 전국에 걸쳐 있으니 전국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유해한 환경을 바꾸고, 숨겨진 직업성 암을 찾아 신속히 보상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2007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스물셋된 노동자 황유미는 영문도 모른채 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산재 진상규명을 호소해 대책위가 꾸려졌고 그로부터 14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노동, 시민사회는 힘을 합해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뇌종양, 각종 암과 희귀질환의 이유가 반도체를 만드는 작업환경상 요인임을 밝히기 위해 애썼습니다. 삼성은 모든 것을 감추고 영업비밀이라면서 어떤 정보도 내주지 않고 노동자들의 산재신청 조차 돈으로 회유하고 가로막아 왔습니다. 그러나 진실의 힘은 컸습니다. 여전히 삼성 등 반도체 자본의 힘은 쎄고 영업비밀 주장도 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156명의 노동자가 산재신청을 하고, 그중 70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그사이 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고, 암 발병이 높은 이유는 클린룸 작업환경 때문으로 추정한다는 연구결과도 내왔습니다.

 

처음 황유미씨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대책위 반올림을 시작했던 때, 그때의 주장이 옳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신속하게 산재가 인정되고 신속하게 일터의 환경이 안전하게 개선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소중한 목숨 한명이라도 살리는게 중요하니까요. 급식실 노동자들의 목숨은 소중합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개선대책 마련하길 강력히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