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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교섭의 결과와 이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2014.11.14 00:04 589

6차 교섭의 결과와 이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13() 오후 2,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제6차 교섭이 열렸다. 논의 순서는 사과,재발방지 대책,보상순서로 진행되었다.

[1] 사과에 대하여

삼성 이미 성심껏 사과를 드렸으며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한번 그런 마음을 담겠다.” vs. 반올림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게 없다. 교섭 진행 과정에서 사측의 진전된 입장이 나와야지, 마무리 시점에 다시 하겠다고만 하면 안 된다.”

삼성은 종전 교섭에서와 다를 바 없는 입장이었다. 반올림 측은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였지만, 삼성은 사과는 이미 했고 부족하다면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한번 하겠다고 할 뿐이었다.

반올림 교섭단 대표 황상기 님(고 황유미씨 아버지)피해가족 중에는 사과가 제일 중요한 사람도 있다. 가족이 병들고 죽어 가는데 직원을 보내 산재신청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협박하고... 그런 일을 많이 당한 가족일수록 잘못을 인정받고 사과 받는 게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재차 설득했으나 삼성의 입장 변화는 없었다. 결국 양측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추후 더 논의하기로 마무리하였다.

삼성이 직업병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기준이 바로 사과부분이다. 모든 사과가 그렇듯,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피해자들 앞에서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기본일 터인데, 아직 삼성의 사과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차기 교섭에서는 삼성의 진전된 입장이 나오길 바란다.

[2] 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

삼성 종합 진단 실시하자.” vs. 반올림 종합 진단 실시는 좋다. 다만 진단 기관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또한 종합 진단 외의 대책도 마련하여야 한다.”

삼성은 반올림의 요구안 중 종합 진단실시에 대하여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권오현 대표가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진단 기관의 구성과 관련하여 삼성은 반올림으로 부터도 독립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반올림 측 정애정 교섭위원은 진단을 할 때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야 하므로 반올림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반올림 측은 영업 비밀을 배제한 정보공개 등 진단기관에 최대한 협조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한편 삼성은 종합 진단외의 재발방지대책 요구안(화학물질 등 정보공개,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 및 외부감사의 설치 및 참여권 보장 등)에 대하여는 여전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종합 진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으나, 삼성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화학물질 등) 정보 공개와 관련하여 삼성은 이제까지 산재소송에서 삼성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한 적은 없다고 했지만, 이는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 삼성반도체LCD 노동자의 산재소송에서 삼성의 영업비밀 주장으로 인해 입증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던 사례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일례로 최근 반올림은 고용노동부에 대하여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 대한 안전보건 종합 진단 보고서의 공개를 요청하였으나, 고용노동부가 삼성의 영업비밀 주장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반올림은 앞으로 삼성에게 직접 해당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삼성이 오늘 교섭에서 보여준 기세대로 당당히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 기대한다.)

안전보건에 대한 진단을 실시한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진단 기관의 구성에서 삼성으로 부터의 철저한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진단 기관에 대하여는 영업비밀 주장을 배제한 채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로 하는 등 성실한 협조가 담보될 수 있는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 삼성 측은 진단을 실시하면 당연히 성실한 협조가 전제되는 것 아니겠냐고 하지만, 그러한 막연한 신뢰에 기대라고만 할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최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종합 진단 보고서에도 삼성 측이 자료 제출을 지연하거나 제출을 하지 않는 등 부실한 협조로 인해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적혀 있지 않은가. 또한 종합 진단 외의 재발방지책에 대하여도 진전된 입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일시적인 종합 진단이라는 것은 통제된 업무환경에서 일시적인 진단이 불과할 수 있고 비정형적인 위험상황을 평가하는 데도 취약하다. 삼성으로부터 독립된 상시적인 감독기구를 두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건강은 온전히 보호될 수 없다.

[3] 보상에 대하여

삼성측, “보상 대상과 관련하여 기준을 마련하여 논의하자.” vs. 반올림측,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피해자 명단을 제출. 이들을 포괄하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삼성은 이제까지 교섭에 참여하는 8명에 대한 보상을 우선 논의하여 기준점을 찾고, 이를 참고해 다른 관련자에 대한 적용방법을 검토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반올림은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로 기준점을 찾으면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너무 협소해지므로, 더 많은 피해자를 포괄하는 보상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올림은 논의의 진전을 위해 그동안 산재신청을 통해 피해가 분명히 드러난 33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8명이 아니라 이들 33명이 포함된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모두 삼성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 유방암, 난소암, 신장암,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경화증 등 암과 난치성 중증질환에 걸려 투병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분들이다. 반올림 교섭단장 황상기 님은 모두들 투병 중이거나 거동이 불편하여 혹은 다른 사정으로 교섭에 못나서고 있을 뿐, 우리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피해자들이다. 삼성이 이제라도 직업병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법적 기준이니 그런 거 따지지 말고 이들 모두에 대해 보상하여야 한다.”고 했다. 삼성이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이들 모두를 포괄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명단에 있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하여도 삼성이 운영 중인 퇴직자 암지원제도의 확대 개선(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을 포함해 보상기준안 확대)을 통해 모두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삼성은 가능한 많은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삼성은 보상 대상을 정하는 기준으로 소속회사, 질병의 종류, 재직기간, 재직 중 담당 업무, 퇴직 시기, 발병 시기 등 6개 기준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차기 협상에서 밝히기로 했다.

반올림 교섭단 대표 황상기(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님 아버님), 정애정 교섭위원(백혈병 피해자 고 황민웅님 아내), 김시녀 교섭위원(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 어머님)다른 피해자들까지 아우르는 보상 대상이 정해지지 않는 한 우리의 보상 논의를 먼저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5명의 피해자 가족은 기존에 삼성이 강조해 왔던 8명 우선보상 논의(삼성의 종전 입장)을 수용하며 반올림 교섭단과 별도로 협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다섯명이 삼성의 종전 입장을 수용한 것은 그동안 삼성이 집요하게 8명 우선보상 논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논의의 진척이 안 될 것처럼 태도를 취해온 결과이다. 황상기, 정애정, 김시녀 교섭위원은 협소한 보상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피해자들이 대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자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볼 것이다.

[4] 마치며

반올림 교섭단은 앞으로도 내용 있는사과와 실효성 있는재발방지대책이 이루어지도록 더욱 단결하여 교섭에 임할 것이다. 또한 교섭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마땅히 사과받고 보상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교섭을 해 나갈 것이다.

반올림은 8/18() 오전 11, 서초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교섭에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한 마음으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보상을 요구해 왔던 여러 피해가족들이 반올림 교섭단과 함께 설 것이다. 이 문제가 결코 일부 피해자에 대한 보상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분명하게 알릴 것이다.

2014. 8. 14.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