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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삼성전자와의 3차 교섭을 마치고
2014.11.14 00:01 136

1. 2014년 6월 25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3차 교섭이 열렸다. 양측은 약 2주 간격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매 교섭이 끝날 때마다 주요 결과를 문서로 남기되, 모든 교섭이 끝나면 합의 내용을 모아 최종 합의서를 작성하는 등, 이후 교섭 진행과 운영의 원칙을 정했다.


2. 한편, 이번 교섭에서는 지난 해 12월 반올림이 삼성에 공식 요구안을 전달한 지 반년 만에 비로소 그 요구안에 기초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늦었지만 반갑고, 반갑지만 아쉬움이 크다. 우리는 반올림의 각 요구안에 대해 삼성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삼성이 준비해온 입장은 지난달 14일 권오현 대표이사가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과 별 차이가 없었다. 요구안의 일부 내용은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전체적으로 삼성 측 교섭단은 반올림 요구안의 내용과 취지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은 듯 했다. 삼성이 성실하게 준비하여 다음 교섭에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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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의 요구안

(2013/12/19)

삼성의 현재 입장

(2014/6/25)

반올림의 답변

(2014/6/25)

사과

안전보건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산재보상을 방해한 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에게 폭행, 고소·고발을 한 점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대표이사와 이인용 사장이 이미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보상 등 다음 단계의 논의로 신속하게 나가자.”

“사과도 다른 요구안만큼 중요하다. 구체적인 사과 내용이 보완되어야 하며, 추후 우리 요구안 배경을 설명하겠다.”

재발

방지

대책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화학물질안건보건위원회 설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종합진단과 감사, 노동자의 실질적인 참여권 보장하라.

“회사가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서 진단을 실시하고 그 진단 결과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자.”

“종합진단이 문제를 발견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재발방지대책’ 요구안에 담긴 다른 내용들은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종합진단 외의 요구안도 진지하게 검토해오길 바란다.”

보상

반도체, 엘씨디 부문에서 산재보상을 신청한 모든 이들에게 보상하고, 현행 퇴직자 암 지원제도의 지원 대상, 지원조건, 보상 수준을 개선하라.

“우선 당장 협상에 참여하는 8명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고, 그 외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공신력 있는 전문기구인 보상위원회 설치해 논의하자.”

“보상 대상은 교섭단 8명에 국한하지 말고 산재신청자 전원으로 하고, 그 외 다른 피해자들의 보상안은 퇴직자 암 지원제도개선을 통해 마련하자.”



3. 이날 교섭에서 삼성 측은 여러 차례 “가족들의 입장에서 보상 문제가 가장 시급하니 보상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나 교섭에 참여하는 피해가족들 입장에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중 덜 급하거나 덜 중요한 것은 없다.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고통 중 어느 것이 더 크다고 가늠할 순 없으며, 이미 건강과 생명을 잃은 노동자들에 대해 책임지는 것과 다시 또 이런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급하다고 비교할 수도 없다. 반올림의 요구안은 한 글자 한 글자가 피해가족들의 절박한 필요를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이므로, 삼성이 임의로 경중을 가늠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모든 의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협상은 더 길어지고 말 것이다.


4. 지난 5월 28일 열린 2차 교섭에서 삼성은 대화를 새로 시작하기 위한 신뢰 회복의 일환으로 피해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약속하였다. 그러나 삼성은 직업병 문제로 집회나 시위를 하다가 고소 당하여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던 12명 중 단 4명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하였다. 삼성은 남은 8명이 “협상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이들은 모두 직업병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피해가족들과 연대해온 분들이다. 3차 교섭에서 삼성 측 교섭단이 “최대한 가족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고 거듭 약속한 것이 진심이라면, 삼성이 피해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동안 그 곁에서 연대해온 이들에 대한 고소 역시 조속히 취하해야 한다.


2014년 6월 26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