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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삼성반도체 난소암 사망노동자 故이은주님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인정 결정을 규탄한다!|
2014.11.13 14:28 161

<2013-03-05 반올림/충남대책위 공동성명서>


삼성반도체 난소암 사망노동자 故이은주님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인정 결정을 규탄한다!


최근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을 대폭 개선했다고 호들갑을 떠는 노동부의 자랑과 달리, 현실은 여전하게도 산재 불승인 결정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월 삼성반도체 다발성경화증 피해노동자들의 재심사 불승인 결정에 이어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지난 2월 15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난소암 사망노동자 고 이은주님의 산재(유족급여등 신청)사건에 대하여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산재를 신청한 지 10개월만이다.


고 이은주님은 1993년 만17세의 어린나이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해 공장과 기숙사를 오가며 6년간 주·야로 성실하게 일한 결과 만24세의 나이에 난소암 진단받았다. 이후 12년이라는 긴 투병생활끝에 2012년 1월 4일, 서른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이러한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노동부와 그 산하기관들은 제대로 된 규명보다는 회사측이 제공한 작업환경측정결과와 물질정보(MSDS) 등에 기댄 매우 형식적인 역학조사를 하였고 또한 그러한 부실한 역학조사 결과에 기댄 질병판정위원회를 통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또한 난소암을 일으킨다고 강력하게 확인된 발암물질만을 고려대상으로 삼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역학조사보고서를 통해, 고인이 담당한 업무인 ‘금선연결(와이어본딩)공정’에서 난소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석면, 탈크, 방사선 등의 유해물질을 취급하지 않았다면서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대전지역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거쳐 불승인 결정을 내린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발생한 어떤 질병의 원인을 의학적,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명백히 증명하기란 현대의학상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는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을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있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도 이같은 취지에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98두10103 판결 등)."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에 비추어 판단하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난소암'과 '고인의 업무 및 작업환경'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에 충분하다.


첫째, 2012년 2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반도체 제조공정 작업환경 역학연구결과,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 등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1급 발암물질이 열분해산물로 생성되고, 환기를 공유하는 다른 작업공정으로 확산되어 다른공정에서 생성된 유해물질들과 섞여 복합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가 최근 3년간(2009~2011)의 작업환경에 대하여 실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법적규제도 없고 작업환경이 열악했던 과거(1993~1999)에는 훨씬 더 심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둘째, “에폭시 수지"에는 그 종류에 따라 비스페놀 에이나 4-vinylcyclohexene(이하 "4-VCH") 등 난소에 대한 생식독성 물질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국제암연구소는 에폭시 수지의 생산과정에서 4-vinylcyclohexene(이하 "4-VCH"), vinyl cyclohexene diepoxide(이하 "VCD")에 노출될 수 있으며, 4-VCH 와 VCD는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그룹2B" 물질로 지정하였고1), 비스페놀 에이나 4- VCH는 동물실험에서 난소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이외에도 고인은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야간근무를 포함하는 교대근무를 수행하였다.


셋째, 과거 고인과 한 조가 되어 근무했던 동료 또한 난소 종양이 발생하여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그밖에 삼성반도체 온양사업장의 전ㆍ현직 여성노동자들 사이에서 유방암, 자궁경부암, 생리통, 생리불순, 무월경 등 생식독성과 관련한 질환 제보가 반올림을 통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외국의 반도체 산업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서도 고인과 같은 '금선연결공정'이 포함된 부서에서 일했던 여성노동자들의 난소암 표준화 사망률이 일반여성보다 2.3배나 높게 보고되는 등 통계적으로도 유의하게 나타났다.


넷째, 어린 나이(만 17세)에 삼성반도체에 입사한 고인은 통상의 난소암 발생연령(4,50대 이후)보다 훨씬 어린 나이(만 24세)에 난소암에 걸렸다. 삼성반도체에서의 6년 2개월이 유일한 직장 경력이며, 업무관련성을 부인할 만한 가족력, 과거력, 흡연력, 음주력 등이 전혀 없다. 지난 해 12월 삼성반도체 유방암 사망노동자 故 김도은님의 산재 승인 결정 이유의 하나도 노출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암 발병률이 높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어야 하지만, 대전지역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참석의원 5명 중 4명은 불인정 의견을 냈고, 1명만이 "난소암의 발병이 적은 연령이고, 반도체 공정에서의 복합노출에 의한 발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동일 공정에서 난소암의 발생보고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역학조사결과를 수용하더라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소수의견을 내었다.


근로복지공단의 이번 불인정 결정은 한마디로 부실한 재해조사와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통해 내린 부당한 결정이다. 무엇보다 젊은노동자들의 수많은 죽음과 불건강의 문제를 외면한 결정이다. 명백한 증거없이는 인정해주기 힘들다는 것은 더 많이 죽고 더 많이 병들은 후에야 사후약방문을 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동자는 마루타가 아니다.


2013년 3월 5일


삼성 직업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충남대책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