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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도를 넘었다
2014.11.13 18:34 91

삼성 본관 앞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 연행,

이에 항의한 삼성직업병 피해자 유족도 연행,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도를 넘었다

7월 24일 오후 1시 경,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 활동가인 이종란 노무사가 경찰에 연행되었다. 연행에 항의한 유가족도 연행되었다.


당일 오후 12시 경부터 삼성 본관 앞에서는 직업병 피해가족들이 흩어져 1인 시위를 진행 중이었고, 이를 촬영하기 위해 이종란 노무사와 반올림 자원활동가가 함께 있었다. 삼성은 본관 정문 주변에 대형버스 십여 대를 이용하여 ‘차벽’을 만들어놓았고, 바리케이트와 경비들을 세워 그 옆 인도마저 완전히 차단, 차도 외에는 지나다닐 수 없게 해두었다.


이러한 삼성의 인도 통행 방해를 시정해달라고 이종란 노무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오후 1시경 신고를 받고 서초2파출소 경찰 두 명이 왔지만, 이들은 차량에 대한 조치는 구청관할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도를 막은 바리케이트와 삼성 경비들에 대해서도 침묵한 채 '차도로 돌아서 가라'고만 하였다.


경찰은 부당한 통행방해는 시정하지 않은 채 갑작스레 반올림 자원 활동가의 촬영에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삼성의 통행방해 상황과 이 때문에 벌어진 이종란과 경찰의 대화를 촬영 중이던 반올림 자원 활동가에게 경찰은 ‘촬영하지마라! 초상권 침해다, 신분증을 내놔라’고 했다. 어째서 초상권 침해라고 하느냐는 질문은 묵살했고,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하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어내지 않으면 연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경찰의 어이없는 행동에 대하여 이종란은 ‘삼성에 돈 받았나..’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노무사에게 ‘명예훼손으로 체포한다’고 말을 하고 곧바로 차에 태워 서초2 파출소로 연행했다.


직업병 피해가족들이 지구대 앞으로 달려갔으나 문이 잠겨있었고, 문을 열라며 항의하던 정희수님(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 유족)도 지구대 문 밖에서 고함을 질렀다는 이유로 연달아 체포되었다.


세 시간 이상 지구대에 갇혀 있던 이종란, 정희수님이 오후 4시 30분 경 변호인을 통하여 ‘신원과 주소가 확실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으니 오늘은 석방하고 금주 내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도록 하자’는 뜻을 밝혔으나 경찰은 이조차 거부했다.


결국 두 사람은 오후 4시 40분경 서초경찰서로 이동하여 오후 7시까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두 사람의 연행은 이성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명백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다.


억울한 상황에 대해 혼자말을 한 것 조차 명예훼손죄를 씌우는 것은 억지다. 만번 양보해서 명예훼손의 혐의가 있더라도 현행범으로 체포해 생업과 일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만큼 긴박한 사유는 명백히 아니다. 미란다 원칙을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았으며, 긴박한 상황이 전혀 아니었음에도 여성 경찰 없이 서둘러 연행하는 등, 절차상의 기본 원칙도 깡그리 무시했다. 이 노무사를 연행한 뒤에는 지구대 문을 잠가 이 노무사를 고립시켰다.


이 모든 과정을 목격한 정희수님이 달려가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였으나 타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고, 심지어 항의 과정에서 고함을 질렀다는 이유로 ‘모욕죄’를 운운하며 현행범으로 체포하기까지 하였다. 이 과정에서도 미란다 원칙 등의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공권력 남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은 삼성이 경비들을 앞세워 폭력,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할 때만이 아니라, 경찰 스스로도 반올림 활동가와 삼성 직업병 피해 가족들을 수차례 연행해왔다. 2009년 이건희 특별사면일에 이종란 노무사를 집 앞에서 체포하기도 했고, 2010년 4월 고 박지연님의 사망을 애도하는 기자회견에 1~2분 간격으로 해산명령을 한 뒤 7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공권력 남용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 이날 삼성 본관 앞 차벽은 오전에 열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기자회견과 오후에 열린 직업병 피해 가족들의 1인 시위를 고립시키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고, 이종란 노무사는 경찰에게 이를 시정해 달라고 요구한 당사자였다.


그런데 경찰은 시민의 정당한 권리 보호 요청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도리어 사적인 대화를 빌미삼아 연행하고 그 부당함에 대한 항의마저 현행범 체포로 화답했다.


안전하게 도로를 통행할 권리, 집회와 시위의 권리는 기업의 돈과 힘으로 짓밟히고, 경찰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 한마디 때문에 현행범으로 체포당하는 현실에서 대체 인권이 설 자리는 어디이며 민주주의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