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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2012.4.25 두번째 발제 속기록 (서울대 백도명 교수)|
2014.11.13 13:49 153

기자회견 자료집에 간단한 발제 개요가 있습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하여 현장에서 발표한 내용의 속기록을 옮깁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인바이런은 기업의 의뢰를 받아서 연구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조사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진행하다가 첫째,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기자회견 방식으로 결과를 발표하고 둘째, 인터넷에 (보고서 열람 안내를) 올렸다지만 실제로 열람하기 어렵게 만들어두었고 셋째, 학회에서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삼성 웹사이트(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에 보고서를 올렸습니다만, 연구의 얼개만 소개되어 있고 자세하지 않아 왜 그런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오늘은 보고서를 소개하고 내용, 방식, 결론의 문제점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인터넷에 올라온 보고서는 30쪽 정도로 자세하지 않아 일부 내용은 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인바이런의 두 조사는 각각 삼성노동자 노출특성 연구, 여섯 명의 조혈기계암 노동자들에 대한 노출 재구성 연구입니다.

조사의 첫번째 목적은 삼성반도체 일부 라인에 대한 현재시점(2009~2010년)에서의 노출을 평가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핵심 문제는 2천년대 초반 내지 1990년대 과거 작업환경이 어땠느냐, 또 그걸 판단할 때 과연 삼성이 제공한 자료만 가지고 판단해도 괜찮으냐, 혹은 삼성의 자료를 어떻게 해석할 거냐 등의 문제입니다.

조사의 두번째 목적은 조혈기암으로 진단받은 여섯 명에 대한 노출을 재구성하여 그에 따른 암 발생 위험도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입니다. 여섯 명이 (산재인정을 위해) 법정에 있기 때문에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이 없었거나 노출이 있더라도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낸 것입니다.

인바이런 조사의 문제점을 말씀드리면,

1. 이 연구는 반도체 공장의 작업이 정상조업(normal operation)과 정비작업(maintenance) 만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라인을 굉장히 자주 새로 까는데, 생산기술이나 제품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라인을 깔고나면 일정기간, 약 3개월 정도는 튜닝을 해야 합니다. 이럴 때의 노출이 문제가 되는데 인바이런 연구에서는 빠져있습니다. 또한 정전이나 가스누출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2. 반도체 공장 전반이 아니라 문제가 되었던 세 라인에 대해서만 조사를 했습니다. 라인이 새로 깔리면서 공정이 바뀌고, 시설이나 작업방식이 바뀌게 되는데, 무엇이 바뀌어 노출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설명이 없습니다.

3. 과거 노출을 평가하기 위하여 작업환경측정자료를 사용하였는데, 우리나라 작업환경측정은 노출평가와 상관이 없습니다. 가령 2003년 이전에는 벤젠 노출기준이 10ppm(그 이후 1ppm으로 낮추어짐)이었는데, 당시 작업환경측정에서 '불검출'이나 '적합'이라고 표현된 것들은 벤젠 수치가 허용기준 10ppm을 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실제 '불검출'이란 ppm이 아니라 그 천분의 일인 ppb 단위로 표현되어야 하지만, 한국에서 작업환경측정에서는 다만 10ppm이 안된다는 의미일 뿐인 것입니다. 인바이런이 이런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포름알데히드나 에틸렌 옥사이드 등의 발암물질을 아예 측정도 하지 않았는데, 인바이런은 자신들이 연구를 위해 들어간 뒤에야 이를 평가하여 자기들이 평가한 값을 '대표값'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건 아니지요.

4. 이런 까닭에 삼성반도체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노출수준이 동일했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시기에 따라 노출수준이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냐'라고 물었더니 '노출수준이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답했습니다.

5. 더욱 문제는 법원에서 재판 중이던 6명에 대해서만 과거 노출을 추정하였다는 것입니다. 가령 포름알데히드나 TCE에 대한 노출이 있었으나 매우 낮다는 식입니다. 이 6명 말고 전체 삼성반도체 노동자 조혈기암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역학조사가 아니라 법원에 내는 의견서라고 생각됩니다. 역학조사라면 전체 발생수준을 보고, 발생자와 비발생자 혹은 일반인구와 비교하여 작업 특성의 어떤 면이 다르고 다르지 않은지를 보아야 합니다. 환자 6명만 놓고 노출을 추정하고, 그 방식도 문제가 되고, 이런 식의 결론은 결국 '우리는 삼성의 문제가 무언지 모르겠다'라는 말일 뿐입니다. 과학적 접근은 전혀 아닙니다.

한편 멕시코 칸쿤에서 있었던 ICOH학회 발표의 경우, 원래 5~6명이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갑자기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발표 2건이 빠지고 다른 게 들어왔고, 이 세션의 사회를 맡았던 강성규 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도 사회에서 빠지고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진행을 강행하더군요. 인바이런이 직접 사회를 보고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 시간이 20분 정도로 충분했지만 질문할 시간이나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까지 (발표에) 다 써버리고 그냥 내려가버리더군요. 현장에서 붙잡고 질문을 하니 할 수 없이 몇 개 대답을 하다가 나중에는 마이크를 끄고 '다음 세션 준비해야 하니 나가라'고 했습니다. 일방적인 발표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언론에 'verify'(검증)했다는 자료가 올라가고 기사가 뜨는 걸 보았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발표가 수요일에 있었는데, 목, 금요일에 학회에 온 사람들에게 'verify한 게 맞냐'고 물어 확인해보았습니다. 나중에는 ICOH president인 일본인 고기 선생이게 '이런 기사가 떴고, 한국에 돌아가면 문제제기를 할 거다'라고 말했고, 현지에서 이런 내용이 실린 인터넷 화면을 확인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사이트의 내용을 캡쳐해서 메일로 보냈는데, 메일을 보내자마자 1시간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바로 사이트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삼성이 모니터하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만... (일동 웃음), 그러나 이미 캡쳐는 해둔 상태였습니다. 귀국 후 문제제기 프로세스를 밟았더니 싹 바꾸더군요. 언론 플레이도 때론 필요할 지 모르나 삼성이 문제를 제대로 풀기를 바랍니다.

[기록] 공유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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